사람이 요행히 두각을 나타내고 게다가 호의호식을 누리면
아름다운 문화를 일으키고 아름다운 사업을 벌일 생각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비록 세상에 백년을 머문다 한들 하루도 살지 않은 것과 같다.
61편
공부하는 사람은 삼가고 두려워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나
또 소탈하고 활달한 멋도 있어야 한다.
만약 한결같이 자신을 다잡아 몹시 고되게만 산다면
가을철의 스산한 기운만 넘치고 봄철의 생동하는 기운이 부족하니
어떻게 만물을 생성하고 기르랴?
62편
한 명의 사람의 입장에서 인생을 살아갈 때에는 균형감각이 필요합니다. 성공해서 부귀와 명예를 얻어 호의호식하고 있다면, 나 한 사람의 만족감을 위해서만 모아놓은 재산과 명예를 쓰거나, 부와 명예를 더 크게 불리는 것에만 신경쓰는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부와 명예를 지키고 키워나가는 것이야 모든 사람들이 당연히 선택하는 본능과 같은 것이기에 거기에 너무 치우치지 않는 것이 진정한 균형감각이라고 할 것입니다. 균형감각을 상실한 채 어느 한 쪽에 쏠려서 집착하게 된다면 아무리 성공을 해도 그 성공이 의미 없이 빛바래지든지, 아니면 모래성처럼 한 때의 성공이 허무하게 무너지게 될 것입니다. 말 그대로 세상에 백년을 머문들 하루도 살지 않은 것과 같다는 지적이 백번 지당하다 할 것입니다.
이렇듯 이미 이루어낸 성공을 현명하게 누리는 것에도 균형감각이 필요하지만 무언가를 이루고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고 배우는 과정에 있어서도 균형감각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삼가고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끊임없이 정진하고 앞으로 나아가려 자신의 몸과 마음을 채찍질하여 고되게만 한다면 누군가 그 모습을 보고 반드시 “스산함”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물론, 그러한 가을의 스산함이 느껴질 정도로 자신을 몰아부치고 고되게 자신을 채찍질하는 사람들에게는 봄날의 생동하는 기운이 필요하겠지만, 노력 자체를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또다른 의미의 균형감각이 필요하겠지요. 잊으면 안되는 건 그렇게 나 자신의 인생을 통틀어 노력하고 공부하여 “내가” 어떠한 경지게 다다르는 것 그 자체가 세상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그 자체가” 함께 어우러져 만물을 생성하고 기르는 결과물의 총합이 중요한 것일겁니다.
내가 나 자신을 위해서만 노력하고 내 몸을 고되게 채찍질하든지, 아니면 교묘하게 균형감각을 이루며 봄날의 생동하는 기운을 내 안에 담는 것은 궁극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나의 모든 것이 결국에는 세상에 자그마한 유익으로 더해져야만 내 인생이 의미가 있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않는 것이 균형잡힌 인생의 진정한 의미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