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건조해지면서 자연스레 가습기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양한 방식의 가습기들이 출시되고 있는데, 이는 예전에 주류를 점하던 초음파 가습기가 단점이 크게 부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초음파가습기가 물을 초음파 에너지로 때려서 보내는 물방울 크기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물방울 자체로도 호홉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관리가 잘 안되면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가습기를 통해 직접적으로 사람의 폐에 들어가서 치명적인 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성에나 곰팡이가 잘 발생하는 단점도 있구요.
이 때문에 순수한 수증기를 발생시키기 위해 물을 끓이는 가열식 가습기가 나왔지만, 수증기가 뜨거워서 화상의 위험이 있으며 전기세가 많이 나가며, 결정적으로 소음이 꽤 커서 잠을 자는데 방해될 정도입니다.
때문에 예전부터 방 안에 빨래를 걸어놔서 습도를 맞추던 방식을 모사해 물이 자연적으로 기화되는 방식으로 습도를 맞추는 자연기화식 가습기들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습니다. 필터를 사용해 자연증발하는 표면적을 늘린다던지, 바람을 불게 하거나, 수많은 디스크를 회전시키는 등 다양한 방식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뭣보다 관리가 편하고 소음이 적은 장점이 있어서 지금까지 나온 방식들 중에서는 가장 접근하기 좋죠.
그래서 소비자들도 자연기화식 가습기를 가장 먼저 알아보고는 합니다만, 자연기화식 가습기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다름아닌 “가습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옛날부터 그랬듯 빨래를 방 안에 널어놓아서 가습이 충분히 잘 되었다면 애초에 가습기라는 게 이렇게 출시되어서 팔릴 이유도 없었을테죠. 자연기화방식 가습기가 그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출시가 되는 이유도 결국은 어떻게 해도 가습능력이 초음파가습기나 가열식 가습기만큼 나올 수가 없기 때문에 가습능력을 어떻게든 올려보려고 몸부림을 치고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는거지요.

위는 제가 사무실에서 쓰고 있는 샤오미 스마트미 자연기화식 가습기입니다. 스펙만 보면 시간당 350cc의 충분한 가습량을 자랑한다고 합니다만 제가 있는 7평(23제곱미터) 사무실에서 한 대만 가지고는 가습능력이 거의 있는듯 없는듯 아무런 효과가 안납니다.
그래서 두 대를 들여서 사용 중이죠. 그래도 워낙 조용하기 때문에 두 대를 들여도 시끄럽지는 않습니다. 소비전력도 적구요.


왼쪽은 아침에 출근해서 두 대의 가습기를 가동시키기 전에 체크한 사무실의 습도와 기온입니다. 오른쪽은 4시간 이상 두 대의 가습기를 최고단계(3단계)로 작동시킨 후에 생긴 습도와 온도구요. 낮이 되었지만 흐린 날이었기 때문에 기온은 1도 정도만 상승했고, 습도는 두 대의 가습기가 최대로 일을 했음에도 꼴랑 9% 상승했습니다.
그나마 두 대가 돌아가니 이정도고, 한 대만 돌아가면 이런 변화도 감지가 안 될 정도입니다.
자연기화 방식의 가습들 중에서도 가습능력이 그나마 탁월하다고 회자되는 제품인에 이 정도입니다. 단순히 필터를 달아서 표면적만 늘린 가이아모 방식이나 정말 자그마한 팬만 달아놓은 정도만 되어있는 가습기들은 있으나마나 한 가습능력으로 플라시보효과만으로 겨울을 나게 되는거지요.
정말 가습기가 필요한 호홉기질환자나 비염 등 이비인후과 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는 자연기화식 가습기만 믿고 겨울을 나는 게 오히려 안좋을 수 있습니다. 가습능력이 꼭 필요한 상황이면 좀 시끄럽고 전기세가 많이 나가더라도 가열식 가습기 쓰세요.
그리고, 가습기의 방식도 중요하지만 용량 자체도 중요합니다. 크기가 작고 귀여워서, 공간을 차지 않고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으니까 자그마한 가습기를 선호하는 경우가 있는데, 있는 시늉만 내는거지 의미가 없습니다. 특히 거실이나 문을 닫지 않고 열려있는 방에서 쓰는 경우라면 어지간한 용량의 가습기 하나만 가지고선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가습기가 꼭 필요한 호홉기질환자 같은 경우는 전기세와 소음을 감수하더라도 확실한 가습능력이 있는 제품을 사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