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라는 선동가에 놀아난 대가를 치르고 있는 미국

홍장원의 불앤베어 2025년2월28일 영상

영상에서 제일 압권은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종전을 앞두고 정말 큰 의미를 가지는 자신의 입장표명에 대해서조차 기억을 못하고 “나는 그런 말 한 적 없다”라고 당황해 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이게 의도적으로 그랬다는 해석이 있는데, 지금 정권 극초반의 허니문 기간에서 트럼프가 하루이틀 전에 했던 자기 입장을 180도 뒤집어야 할 필요가 생겼을 정도로 새롭게 발생한 변수는 전혀 없는 상황이죠. 의도적인 말바꾸기가 아니라 그냥 자기가 했던 말을 전혀 기억을 못하는겁니다.

사소한 일상의 건망증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중요한 맥락을 가진 발언조차 기억을 못하고, 스스로도 당황해하는 건 치매와 관련된 기억장애를 강하게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죠. 지난 정권 내내 바이든이 치매라고 그렇게 근거없는 공격을 해왔던 트럼프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이 정권 잡고 한달 남짓만에 저런 치매의심증상을 보여주면 앞으로의 정권운영이 순탄하다고 사람들이 생각할까요?

결국, 현재 미국 주식들이 빠지고 있는 상황의 본질은 정치리스크에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트럼프의 관세가 문제가 아니라, 트럼프라는 인물 자체가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는거지요. 바이든 정권 때는 바이든이 경제를 끌어왔던 게 아니라 옐런과 파월이라는 인물이 경륜과 리더십을 가지고 미국 경제를 멱살잡고 캐리해왔습니다. 그게 어마어마한 재정적자를 통해서건, 그로 인해 고금리가 지속되어서건 그런 부차적인 문제나 부작용은 차치하고라도 어쨋던 모든 걸 동원해서 경제를 살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트럼프 정권은 베센트가 미국의 경제를 이끌어가는 것도 아니고, 연준의장이 파월이 그 역할을 대신하거나 받쳐주는 구도가 전혀 아닙니다. 모든 걸 트럼프가 결정하고 있는데, 트럼프의 어떤 일관된 생각이나 방향성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도 아니고, 그날그날 조변석개로 달라지는 그의 입(주둥이)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입이 바로 얼마 전에 자기가 했던 말조차 잊어먹고 입장을 뒤집고 “나는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예전의 말을 생까고 있어요. 그동안 스스로가 주장해온 관세만능주의가 현실에서 이뤄질 수 없는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기 때문에 집권 후부터는 구체적으로 뭘 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할 수 없는거지요. 트럼프 1기 때에는 전임정권인 오바마가 이뤄놓은 재정건정성을 빼먹으면서 돈잔치를 할 수 있었지만, 이번 2기 때에는 자신들이 말해온 솔루션을 실천할 수 없다는 걸 그들 스스로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저리 혼란한 모습을 정권 초부터 보여주고 있는겁니다.

그런 현실을 시장이 점점 인식하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점점 불안이 올라가고 있는겁니다. 이대로는 이명박 때처럼 “경제를 일단 박살내놓고 난 다음에 경제살리기”를 하지 않으면 트럼프의 경제살리기가 망상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숨기는게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경제를 최대한 집권 초기에 망가트려놓고 이전 정권 탓하면서 살리는 꼼수 말고 지지율을 유지할 방법이 없다면, 트럼프는 얼마든지 그걸 실천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게 진짜 무서운겁니다.

그렇기에 작금의 미국 주식시장 움직임을 별거 없는 일과성 변동으로 마냥 치부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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