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스닥 하락을 보면서 드는 생각

요새 하도 나스닥 급락한다는 말들이 많아서 나스닥 차트를 확인해봤습니다. 하락하기 직전 고점 대비 10%도 안빠졌더군요.

그럼, 하락의 기울기가 가팔라서 급락이라는 건가 봤는데, 나스닥 5년 차트를 봐보시면 지금보다 훨씬 가파른 하락도 부지기수였고, 하락의 폭으로 봐도 더한 하락이 훨씬 많았습니다.

정말로 시장의 분위기가 안좋아서 변동성이 올라간다면 VIX지수가 크게 올라갑니다. 그런데, 현재 VIX 지수는 20,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20 수준이죠. 이정도면 지난 2년 동안의 대세상승장을 제외한다면 단순히 평상시 수준입니다.

어떤 지표를 봐도 지금을 “의미있는 하락”국면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언론이 입을 모아 하락을 넘어 급락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대중이 지난 2년간의 대세상승 분위기에 너무 취해있었던 탓이 큽니다. 그동안 꿈같았던 상승국면이 이제 끝나버렸구나 하는 상실감이 별거 아닌 하락에도 엄청나게 큰 체감으로 다가온거지요.

실제 기온은 영상 5도지만 체감온도는 영하 10도 정도,,, 딱 이정도 비유가 적절하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그동안 고평가 되었던 주식들을 주로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는 영하 10도가 아니라 영하 20도를 넘어가는 강추위겠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러진 않았을테니까요.

문제는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건데”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고, 그걸 알려고 하는 시도도 바보짓거리죠. 내가 할 수 있는 건 대응입니다. 대응을 위해서는 각자가 어떤 포지션을 들고 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답은 각자가 내는 거겠지만, 작금의 하락국면이 어떻게 왔는지를 짚어본다면 그런 각자의 답을 내는 데 힌트를 얻어갈 수 있을겁니다.

지금의 하락은 전형적인 “트럼프 트레이딩”입니다. 이전 정권 때 트럼프가 될거라며 환호하며 주식을 사제끼며 상승하던 분위기가 이제 트럼프가 되었는데도 눈에 확 띄는 주가부양은 커녕 관세타령이나 하고 있으니 당연히 상승분을 반납해야겠죠. 실제로 지난 가을 미 대선 막바지 국면부터 상승하던 주가분까지 고스라니 반납하고 내려와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지금 당장은 트럼프 정권이 뭘 말아먹은 게 있는것도 아니고, 뭘 엄청나게 잘해서 경제를 살리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호재도 악재도 현실에서 “실현”된 건 없습니다. 다만 확실해진 건 트럼프가 “뭘 하고 싶은가”에 대한 내용이죠. 미국 내에 투자도 유치하고, 원자재 가격 떨어트려서 물가도 잡고, 그걸로 연준 압박해서 기준금리 떨어트려서 미국채 발행해서(특히 장기채) 돈잔치를 해야 경제도 좋아지고 주가 내덕에 올랐다고 자랑할 수 있을텐데, 지금 가야할 길이 너무 멀죠. 그나마 지지율 최고를 찍고 있는 정권 초부터 좌고우면 안하고 계속해서 밀어부쳐도 거기까지 가려면 해야 할 게 너무나 많습니다.

결국, 여론이 악화되어 이런 식의 관세 드라이브가 좌절되거나, 아니면 정말로 물가가 확 잡히고 경기침체가 모두가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가시화되어서 연준이 금리를 공격적으로 내릴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거나, 작금의 트럼프정권의 행보가 성공이든 실패든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야만 증시의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트럼프 정권의 이러한 시도가 실패하면 더 큰 하락이 올 것이고, 성공하면 다시 반등하는 확률이 커지겠죠. 그러한 반등이나 추가하락 여부는 VIX지수가 가장 빨리 움직일 것이므로 vix지수를 잘 보면서 대응하는게 필요하지 싶네요.

물가나 경기선행지수, 고용같은 실물 경제지표들은 시장의 심리나 정치적인 결정들에 의해 시시각각 변하는 데이터가 아닙니다. 최근 들어 경기침체를 가리키는 데이터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사람들이 지금 두려워하고 있는만큼 급격한 경기침체가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침체가 오더라도 좀 더 완만하고 서서히 젖어드는 식으로 다가오겠죠. 그러므로 단기적으로는 추가 급락보다는 박스권 사이에서 움직일 확률이 클겁니다. 경기침체가 생각만큼 빠르지 않다는 데이터들이 발표되어서 시장이 진정될 가능성이 높으니 그렇게 예상하는게 가장 합리적이겠지요.

당분간은 박스권 내지 횡보하다 경제상황이 정말로 침체 분위기로 확 바뀌거나 트럼프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만한 돌발변수가 발생했을 때 나오는 변화가 진짜 변화가 될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나스닥이 빠지는 걸 보면서 당장 시장에서 도망가거나, 반대로 저가매수하는 건 너무 조급한 결정이 될 수 있겠다는 게 제 글의 결론이 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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