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와서 민주당이 불안해하고 헌재 욕하는 건 무책임한거죠.

생각해보세요. 윤석열이라는 희대의 사이코패스이자 전두환 추종자가 권력의 핵심인 검찰총장을 거쳐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우리나라의 모든 요직을 다 자신을 추종하거나 거스리지 않는 인사들로 매워왔었고, 헌재도 마찬가지였죠.

애초에 친위쿠데타를 일으켜 내란을 도모하는 엽기적인 작태가 정말 천우신조로 실패로 돌아갔을 때 민주당 지도부가 지상과제이자 최종목적으로 삼았어야 했던 건 다른 게 아닌 내란 세력 척결이었어야 했습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민주당 안에서도 일치단결할 수 있어야 했고, 민주당을 넘어 내란 동조자들을 제외한 모든 이들을 끌어안고 “서로 싸울 때 싸우더라도 일단 내란세력만큼은 확실하게 정리하고 가자”며 손을 내밀며 리더십을 발휘했어야 했습니다.

현재 민주당은 국회권력의 과반을 점유하고 있을 뿐 이 나라의 다른 권력들을 생각하면 결코 내란세력을 독자적인 역량만으로 압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민주당 단독의 역량만으로 내란세력들을 척결하고 정치권을 재구성할 수 있는 역량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친위쿠데타의 실패가 곧바로 내란세력의 붕괴라도 되는 것처럼 윤석열 탄핵에 이르는 모든 과정들에서 아직도 행정권력을 잡고 있는 내란세력들이 “당연히” 국민의 뜻을 받들고 국회의 권능에 엎드리는 순한 양처럼 굴어야 한다는 일방적 당위론 이상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당위론에 안주하니 민주당 내부의 결속도 의미가 없고, 민주당 이외의 세력과 연대는 생각할 가치도 없다는 듯 행동했죠. 이 중차대한 시국에서 정작 민주당이 집중한 건 내란세력 척결이 아니라 “이재명 대세론” 조성하는 거였습니다. 민주당 내 소수파들을 공격하고 타협없는 대결과 압박으로 내내 소란스러웠습니다. 내란세력과 연관성이 없는 보수진영을 향해서도 손길을 내밀지 않았고, 윤석열에 의해 가장 직접적으로 고통받고 좌절한 의사들과 의대생들을 향해서도 방관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결국, 그렇게 내란 척결에 유리한 상황을 이끌어내기 위해 무언가를 열심히 하기는 하지만, 무언가를 내줄 생각은 전혀 없는 모습에 민주당을 제외한 이들도 제각각 “자기들 계산”에 몰두할 수 밖에 없게 방조한 채 시간이 흘러가며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렇게 자신만만하고 다른 이들의 도움따위 필요도 없다는 식으로 행동해왔던 민주당의 지도부나 스피커들이 이제는 헌재의 대통령 탄핵판결이 마냥 낙관할 일이 아니라며 불안해하고 있으며, 한덕수 대행에 손을 들어준 헌재 재판관들을 욕하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이제 와서 말이지요. 지금까지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가 이제와서 이런다? 이런 무책임한 일이 어디있습니까?

이런 답답한 상황에 저 또한 분노하고 있지만, 마냥 작금의 상황에만 분노할 일이 아닙니다. 민주당 지도부의 이런 안이하고 무책임한 인식과 무능한 대응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대체 자신들이 얼마나 대단한 능력과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왔길래 이렇게 안이하고 이기적인 판단만 거듭해왔던 것인지 저는 정말 궁금합니다.

이제라도 민주당이 좀 정신을 차리고 자신들이 그렇게 혼자서 모든 걸 다 해낼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민주당 내부의 결속과 다른 세력들과 손을 잡고 내란세력의 생존가능성을 뿌리뽑기 위해 전략적인 사고와 리더십을 발휘해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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