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적국도 아니고 동맹국들을 상대로 관세를 매기며 칼춤을 추고 있습니다. 트럼프와 공화당이 관세에 진심이 이유는 관세 그 자체가 아닌 감세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세를 하고 싶은데 지금과 같은 재정구조와 고금 단기채 위주의 국채발행으로는 도저히 감세를 진행할 수 없죠.
트럼프 1기 때는 전임 오바마 정부 때 금융위기의 물살에도 떠내려가지 않고 죽어라 건전재정을 어느정도 완성시킨 걸 뜯어먹으며 손쉽게 감세정책을 추진했던 것과 달리 트럼프 2기는 함부로 감세를 추진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보통의 상식적인 정부라면 최소한 재정적자를 어느정도 해결하고, 인플레이션을 낮추면서 4%대의 시장금리가 어느 정도 낮아지면 그 이후에나 감세를 추진했겠지만, 트럼프는 시간도 없고 인내심은 더더욱 없는 사람이니 그런 상식적인 선택을 할 리가 없죠.
그러니 정권 잡자마자 중국이 아닌 바로 옆나라 멕시코와 캐나다에게 관세전쟁을 건 겁니다. 대미의존도가 가장 높아서 미국과의 교역이 줄어들면 가장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되니 가장 쉽게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다 생각한 것이죠. 트럼프 입장에선 캐나다와 멕시코는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출발점이자, 절대로 실패해선 안되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규모가 작은 나라들은 적당히 미국인들에게 업적 자랑할 만한 기사거리 몇개만 얻어오면 크게 실속을 찾지 않아도 되겠지만 캐나다와 멕시코는 실질적인 숫자가 나와줘야 합니다. 미국의 교역규모를 생각하면 반드시 관세로 일정액수 이상을 부과해서 재정적자를 줄이는 데 기여를 해야 하는 나라라는 거지요.
그렇기 때문에 관세 전쟁은 4월2일을 끝으로 종료되는게 아니라 캐나다와 맥시코의 항복선언이 나올 때까지 보복과 재보복을 번갈아가며 계속될겁니다. 4월2일만 지나면 미국 주식이 반등할거라든가, 트럼프가 다시 주가를 올리려는 멘트를 해줄거라든가 하는 관측을 여기저기서 많이 접합니다만, 뭘 근거로 그런 예측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4월2일이 되면 맥시코나 캐나다, 아니면 그 어떤 나라라도 미국에 두 손 들고 항복할까요? 아니면 트럼프가 자기가 승리한 걸로 적당히 포장해서 넘어가고 경제와 주가관리를 할까요?
그럴 거였으면 애초에 지난 바이든 정권 때의 고성장을 “가짜 성장”이라며 공격할 이유도 없었고, “나는 주식시장을 쳐다보지도 않는다”며 주식과는 아예 선을 긋는 충격 행보를 벌일 이유도 없었겠죠.
물론, 이런 제 생각과 논리가 100% 정확한 것도 아니고, 반대쪽의 주장도 근거가 아예 없지는 않겠죠. 어느 쪽 예측이 맞는가를 미리 확인해보기 위해서는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맥시코의 관세전쟁이 여기서 더 확전이 되는지, 아니면 어느 쪽의 항복선언 내지 휴전협정으로 마무리가 되는지를 확인해 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가 정말로 관세전쟁에 진심인지, 아니면 그냥 말로만 저러다 말건지는 금방 확인 가능한 사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