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을 넘게 끌어오고 있는 의대정원 문제를 지금 돌이켜보면, 정부쪽의 계속되는 거짓말과 무개념, 무책임이야 당연히 도가 지나치고 가증스럽기 그지 없지만, 의사나 의대생들의 주장들 중에서도 100% 진실이라고만 보기는 어렵고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다는 것을 마냥 무시하고 동료들의 주장이니 무조건 옳다 무비판적으로 반복할 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이렇게 양심적이고 공정한 관점에서 양 진영의 주장들 중 약한 부분이 무엇이고, 서로의 입장에서 왜 이런 말들을 계속 견지할 수 밖에 없는지를 이해하게 도와주는 컨텐츠가 나와서 참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영상 썸네일처럼, 지금은 의대 정원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정말 한국의 의료가 이대로 가면 진짜 망하게 생겼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감정보다는 데이터와 근거에 기반해 조만간 찾아올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막기 위해 서로 무얼 양보하고 또 내려놓을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여기서 정말 정신차려야 할 건 정치인과 관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그럴듯한 시스템이나 제도를 도입한다고 홍보해도 정치인들이 인기에 영합하고 관료들이 자기들의 통제권을 꼭 잡고 내려놓지 않는다면 간판이 아무리 멋드러져도 결국엔 괴물을 만들어낼 수 밖에 없을겁니다.
요즘 민주당 쪽에서는 “가치기반 지불제도”라는 걸 띄워주면서 간판으로 내세우려는 움직임이 있던데, 이 또한 관료들이 자기들 입맛대로 모든 산정기준을 객관적인 기준도 없이 정하려 들기 시작한다면 총액계약제나 포괄수가제 같은 괴물들(산부인과와 소아과를 초토화시킨 범인이 이런 것들이라는 걸 잊지 맙시다.)을 또 한번 만들어낼 뿐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