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은 매력적인 가격까지 내려왔는가

최근 두달 사이 미국 주식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이제 관세전쟁에 대해 조금씩 조율해가려는 움직임이 미국과 중국 모두에서 감지되고 있으며 미국채 장기물 금리도 한 숨 돌리면서 주가도 반등할 기미가 보입니다. 이제는 미국 주식도 반등을 할 수 있을까요? 정확히는 “이제 바닥을 봤으니 사도 되는걸까요?”

S&P500 주가의 5년간 차트입니다. 2025년 1월까지 거침없이 상승하던 주가가 최근 두세달 동안 하락을 했는데, 이렇게 보면 어떤 느낌이 드시는가요? 이걸 폭락이라 말할 수 있을까요?

위의 그래프는 100년 넘는 기간동안 S&P500 지수의 로그 그래프입니다. 로그스케일이 아니면 1800년도의 지수를 제대로 표기할 수 없으며, 역사적인 급등과 급락을 확인할 수 없지요. 이 그래프를 본다면 대공황이나 2차세계대전의 급격한 하락을 조망해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은 아니어도 1970년대 내내 스태그플레이션 기간 동안 지지부진 횡보하던 정체구간을 가늠할 수 있으며, 닷컴버블 붕괴 및 리먼 파산 이후의 금융위기의 골짜기를 또한 조망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거대한 붕괴의 골짜기 깊이에 비하면 2020년 코로나 판데믹으로 인해 발생했던 급변동은 말 그대로 티끌만도 모한 부스러기 같은 변동이었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미국의 주가는 20년 동안 계속해서 상승을 지속해왔다는 걸 위의 그래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역사적인 장기간의 호황은 흔한 일이 아닙니다. 이런 정도로 장기간 안정적인 주가상승은 위의 그래프에서도 알 수 있듯 1920년대의 광란의 시대, 2차 세계대전 승전 이후 1960년대 중반까지의 베이비붐 시대, 그리고 소련의 붕괴 이후 세계패권을 장악한 1극 시대 정도에 불과합니다. 언뜻 보기엔 20년 넘게 지속되는 주식상승이 무려 다섯번을 이어졌으니 100년이면 엄청난게 아니냐 싶지만, 그러한 상승이 20년을 넘어 계속해서 지속되던 때는 없었으니 이제는 정말 긴장해야 하는겁니다.

그렇다면, 어쨋던 이런 하락으로 지난 동안의 거품, 즉 고평가 국면이 얼마나 해소된 걸까요? 밸류에이션 지표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쉴러 PE Ratio를 확인해봅니다.

쉴러 PER의 역사적 평균은 대략 16배 언저리인데, 현재는 하락에도 불구하고 33.97배로 여전히 매우 높은 밸류에이션 상황입니다. 이건 최근. 전고점 대비 10% 정도 떨어진 것에 불과하지요. 이건 역사적인 하락상황들을 볼 때 하락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금은 하락이라 할 수 없는 “가짜 하락”이 분명합니다. 다만, 여기서 거품 붕괴로 급전직하 추락할지, 아니면 새로운 거품이 생성되며 다시한번 거품을 키워가게 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거겠지요.

그런데, 이런 제 개인적인 생각과 매우 유사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전문가가 있더군요.

https://www.marketwatch.com/story/the-stock-market-will-go-down-80-when-this-is-over-says-bearish-investor-mark-spitznagel-692f56df

마크 스피츠나겔이라는 전문가는 작년의 상승장이 시작되기 전에도 당시의 금융환경이 골디락스라 진단하며 주가 상승이 당분간은 계속될것이라 예측하면서 작년의 상승장을 예견하는 데 성공했으며, 주가가 하락하던 올 4월 초에는 지금의 하락은 거품붕괴와 상관이 없을 것이며, 정말 커다란 위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즉, 지금의 하락은 진짜 하락이나 크라이시스가 아니라는거지요.

저 또한 그러한 의견에 동의하며, 여전히 시장은 아직 충분히 남아있는 유동성에 힘입어 얼마든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문제는 그 다음이죠. 계속해서 늘어나게 될 부채와, 그런 부채를 끌어와 자산시장의 어느 한 곳에 거품을 주입하게 될 경우 그 때야말로 진정 무서운 거품붕괴의 리스크를 걱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지금 당장은 붕괴가 찾아오지 않더라도, 대비는 지금부터 하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