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생각으로 옷을 이따위로 만들었을까

2년 전에 산 평범한 폴로 셔츠입니다. 오늘은 이 옷을 좀 까보려고 합니다. 인디안이라는 패션 브랜드에서 만든 옷인데, 가을과 겨울에 입을 수 있게 어느정도 두께감이 있는 폴리에스터 원단의 셔츠입니다.

이것만 보면 뭐 디자인이나 품질에 무슨 하자가 있는 것도 아닌데 깔 게 뭐가 있을까 싶기도 하겠죠. 위의 사진에서 주목할 건 앞가슴 부위에 두가지 줄무늬 패턴이 들어있다는 점입니다. 이게 염색으로 만든 패턴이 아니라 아예 다른 종류의 원단을 조합해서 저렇게 이어붙인겁니다.

뒤집어서 옷의 안쪽을보면 저렇게 조각조각 천을 이어붙혀놓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굳이 디자인이 단순하지 않고 좀 있어보이게 하려고 옷감을 이어붙인 시도 자체는 문제가 아닌데, 저렇게 이어붙인 부위에 시접부위가 굉장히 도드라져서 입으면 가슴 앞쪽에서 굉장히 거슬린 느낌을 만듭니다.

옷을 장식장에 걸어두려고 사는 게 아니잖아요. 입고 다닐려고 사는 건데, 굳이 시접을 하지 않아도 될 부위에다 굉장히 도드라지게 시접처리를 해놔서 입었을 때 굉장히 거슬리고 짜증이 나게 만들어놨어요.

이건 그냥 제품을 설계하는 디자인 부서가 그냥 자기들 머리에 나온 걸 시제품으로라도 실제 입어보지도 않고 겉으로 보이는 외관만 적당히 만들어서 대충 때운거라고 밖에 볼 수 없는거죠. 그게 아니면 그냥 어찌저찌 확보해놨던 원단을 버리기 아까우니 어떻게든 활용해서 재고처리 하는 목적으로 저렇게 만든 거든지요. 최근에 옷을 자주 사고 있습니다만, 지금까지 돈 값 못한다 생각되는 옷은 봤어도 아예 돈을 주고샀다는 사실 자체가 억울하고 원통한 느낌을 선사해 준 옷은 이 옷이 처음이었습니다.

이 옷을 디자인한 사람들이나, 별다른 고민이나 검증도 안하고 곧바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한 분들은 고객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게 아닐까요? 이런걸 보면 의류산업도 엄연히 “개념”이 없으면 망할 수 밖에 없고 정말 각잡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구한 끝에 나온 명작은 명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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