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적으로 하는 일은 시작하기는 해도 곧 멈추게 되니
뒤로 물러서지 않는 수행의 수레바퀴가 될 수 있으랴?
감정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깨닫기는 해도 곧 미혹에 흐르니
끝내 항상 빛나는 지혜의 등불은 되지 못한다.
채근담 165편
즉흥적으로 계획과 각오 없이 하는 일이 멈추기 쉽고, 감정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미혹에 빠져들기 쉽다는 경고는 요즘 세계 경제를 자신의 혓바닥 놀림으로 난도질하고 있는 트럼프를 보면 금새 수긍이 되는 진리가 아닌가 합니다.
뒤로 물러서지 않는 수행의 수레바퀴라는 것은 불퇴전법륜(不退轉法輪)이라는 불교용어를 의미하며, 끝내 항상 빛나는 지혜의 등불 또한 상명등(常明燈)이라 하여 불교에서 나온 개념입니다. 불교만큼 쉬지 않고 끊임없이 정진하기 위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감정의 영향에서 벗어날 것을 강조하는 가르침도 없을것입니다.
우리의 행동과 인식이 흔들리는 감정과 즉흥적인 기분에 기반하고 있다면 그것만큼 안타깝고 슬픈 일도 없을것입니다. 그건 그냥 모래 위에 지어진 집과 다를게 없어 금새 무너지고 남아있는 게 없어지기 때문이겠지요. 그렇게 허탄한 감정과 기분에 기반해 일을 하다 그르친다면, 실패하는 것 자체도 뼈아픈 실태가 되겠지만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며 얼마나 한심하게 바라볼까를 생각하며 부끄러워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그러지 못한 채 타인의 시선과 자기 자신에 대한 객관적 인식에 무감각해진다면, 결국은 윤석열이나 트럼프같은 사람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불퇴전과 상명등의 기상을 살려 끝네 성취를 얻는 방편이 될 수 있을까요? 불교용어를 빌려 썼으니 절간의 스님들처럼 참선을 하자는 건 당연히 아니고, 그저 내가 하는 모든 일들을 항상 점검하고 돌아보는 습관을 가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자주 들여다보고, 더 자주 점검하고, 더 깊게 생각할수록 포기하거나 잊어버리지 않을 수 있으며, 잊지 않아야 끈기를 가지고 계속 나아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