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권 때 5% 넘는 경제성장을 두고 베센트는 “가짜성장”이라고 하더니, 트럼프 정권 첫 경제 성적표가 마이너스 성장이 나온걸 보고 나바로는 “실제로는 3% 성장이다”라고 합니다. 트럼프는 그가 취임하기 전 100일 동안의 주식 상세장은 트럼프의 주식시장이고(정권교체 기대감에 따른), 이제 나바로는 트럼프가 취임한 후 100일 동안의 주식 폭락이 바이든의 주식시장(바이든 정권 때의 나쁜 숫자 탓)이라고 주장합니다.
정권의 수장인 대통령부터 말에 진실성이나 진정성이 전혀 없으니 그 밑에서 일하는 사람의 말 또한 이렇게 진실성과 진정성이 바닥나버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이치이겠죠. 수많은 사람을 잠시 속일 수는 있어도,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는 법입니다. 트럼프 1기 때에는 트럼프의 참모들이 그의 막가파식 행보를 최대한 견제해서 파국을 막았지만, 이번엔 그런 파국을 막을 사람들은 사라지고 예스맨들만 남은 결과 100일만에 이런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건 데이터나 통계의 영역을 넘어선 위험요소입니다.
영상에 나바로가 주장한 것괄 같이 작금의 미국 GDP 마이너스 성장이 일시적이라는 건 수긍할 수 있습니다. 관세전쟁의 여파로 수출이 줄고 수입이 늘어난 것이 마이너스 성장의 가장 큰 요소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충격에 불과하고 장기적이고 치명적인 경기침체로 전이될 확률이 없다는 말이 100% 틀린 주장은 아닙니다. 아직은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강하게 확신할만큼의 뚜렷한 증거는 없습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번 뿐만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또다시 사고를 칠 수 밖에 없습니다. 트럼프의 좌충우돌 막가파식 언행을 제어해 줄 사람이 전혀 없기 때문이지요. 당장 베센트나 나바로같은 핵심 측근들의 언행이 트럼프를 닮아가고 있는걸 보면 이게 얼마나 큰 문제가 될 수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지금 당장이 아니라도 언제든 이런 쇼크는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가 진정 무서워해야 하는 리스크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마이너스 성장이 나왔다는 숫자를 가지고 호들갑 떨게 아니라는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