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의 의미

유나으리 2025년5월25일 영상

영상의 썸네일 문장, “중도층 안챙긴 한국 대통령은 말년이 다 비참했고 불행할 것” 이 하나가 영상의 내용 전부를 축약한 말입니다. 미주알 고주알 다 들어보지 않아도 너무나 명확한 진리이고, 이 명제에 감히 반대할 수 있는 식자는 없을겁니다.

그런데, 문제가 단순하지 않은게 자기 지지기반의 노선에 경도되지 않고 중도층을 진심으로 챙겼던 한국 대통령은 그럼 말년이 비참하지 않고 행복했냐 이겁니다. 네, 노무현 전 대통령 이야기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기반인 호남을 배신했다 해도 과하지 않을 파격적인 결단을 했습니다. 대북송금특검을 주도하여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명예와 정치적 지위를 땅바닥에 내던졌습니다. 게다가 진보성향 지식인들과 시민단체의 배신감을 초래하는걸 무릎쓰면서까지 한미FTA를 추진했지요. 심지어는 당시 한나라당에 연정 제의까지,,, 나라의 미래와 공정하고 투명한 선진정치의 열망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자신의 지지층들이 배신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과감한 정책들을 밀어부쳤습니다. 그 결과 지지층은 지리멸렬되어 선거란 선거는 모두 참패하며 지금 생각해보면 어처구니 없는 억지 명분으로 탄핵심판까지 감당해야 했으며 정권 내내 제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지지기반 보다 중도층을 열심히 챙긴 결과 그의 말년은 어땠을까요? 적어도 영상의 썸네일이 밝히고 있는 “중도층 안챙긴 한국 대통령”보다도 훨씬 비참했다는 건 분명하지요. 그렇다면 우리가 놓친 건 어느 부분일까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말년이 좋지 않은 한국대통령은 중도층은 안챙겨서가 아니라 “친위세력의 무능”를 어찌하지 못해서 그렇게 된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윤석열이야 말할 것도 없을테고, 박근혜의 문고리 권력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노 정치인들을 보면 부패나 분열, 비선정치 같이 각각의 성향은 제각각 달라도 이들 핵심 친위세력이 정치적으로 무능하고 감각이 떨어졌다는 점 만큼은 같았습니다. 그렇게 무능하고 감각이 떨어지니 독단적이 되고, 외연을 넓히거나 포용적이 되지 못하다보니 중도층 유권자들을 챙기기는 커녕 기존의 지지기반마저 제대로 지키지 못하다보니 결국 대통령 본인이 나서서 원맨쇼를 하며 무리하게 움직일 수 밖에 없었던거지요.

이런 걸 생각하게 되는 이유는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이재명의 이른바 “친위세력”, 민주당 전체가 아닌 민주당 내 이재명의 핵심 친위세력은 과연 유능한 정치력을 담보하면서 민주당의 분열과 중도층의 이반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인가가 궁금해지기 때문입니다. 결국 대선은 종착점이 아닌 출발점인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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