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에서 스테이블코인이 활성화 되더라도 유동성을 창출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 부분을 납득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으실겁니다. 실제 인터넷의 여러 글들은 스테이블 코인이 유동성(특히 달러 유동성)을 크게 늘릴 것이라고 주장하는 글들이 많죠.
여기서 “유동성”이라는 건 발행되는 달러의 총량이 늘어난다는 걸 뜻하는게 아닙니다. 달러가 늘어나더라도 그 달러가 시중에서 돌아다니지 않고 어느 한 곳에 묶여서 멈춰있으면, 그 돈은 유동성이라고 말할 수가 없는거지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회사가 발행할 코인 만큼의 담보물 목적으로 미국채를 구입하면 그걸 가만 놔두는게 아니라 이 또한 담보로 삼아 투자를 할 것이므로 유동성이 늘어날 거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겠지만, 이건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이 아니라 투자를 위해 어딘가에 맡겨놓는 돈입니다. 영상에서처럼 은행처럼 누군가에 대출을 해주거나 정부처럼 아예 돈을 직접 푸는 기관이 아닌 스테이블코인 발행 업체에서 미국채를 담보로 투자를 하는 것에서는 시중에 돈을 돌게 해줄 수 없습니다.
예외적으로 미국 내에서 달러 유동성이 늘어나게 해주는 경우라면 미국이 아닌 외국인 투자자가 스테이블코인에 투자를 하는 경우입니다. 이는 달러 유동성 자체의 증가라기 보다는 달러가 그만큼 미국 내로 유입되게 만들기 때문에 미국 내 달러유동성이 늘어날 수 있는거지요. 다만, 이 경우는 그만큼의 달러가 미국 영외에서 영내로 빨려들어가기 때문에 해당 국가의 달러유동성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런 반론을 생각해볼 수 있을겁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늘어나는 만큼 미국채 수요가 늘어나므로 여기에 비례해서 미국채 발행이 늘어나면, 미 행정부가 그만큼 재정집행을 할 여력이 커지고, 시장금리가 내려가는 만큼 대출여건이 호전될 것이므로 유동성은 늘어나지 않겠냐는 주장을 할 수 있을겁니다.
그런데, 이러한 효과는 온전히 스테이블코인으로 인한 유동성 증가라고 할 수 없지요. 정부가 적자재정을 늘려서 유동성을 늘리는 게 훨씬 직접적인 원인이고,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어느정도 규모가 될 지 모르나 아무리 커봐야 은행권의 대출이나 모기지시장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결론적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달러 유동성을 크게 올려서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것이라거나, 경기를 크게 부양시킬 것이라는 예측은 실현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