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버블론에 대한 논문 하나

위의 링크는 한국은행이 발표한 미국의 주택버블론에 대해 쓴 논문을 담고 있습니다.

내용을 읽어보면 실망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이건 2004년에 발표된 논문으로 당시의 주택가격 상승현상이 거품인지 아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미 미래시점에서 주택거품이 언제 터졌는지를 잘 알고 있는 우리들은 2004년 당시의 주택가격 상승이 버블의 시작점이었다는 걸 압니다. 2001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취임 이후 금융기관들의 모기지 대출 관련 규제들이 철폐되면서 점점 소득대비 주택가격(PIR)이 상승하면서 버블논란이 일어나기 시작하던 때였죠.

IT버블의 붕괴로 주식시장이 힘을 쓰지 못하는 사이 넘치는 유동성이 주택으로 몰려가기 시작하던 버블의 태동기에 사람들의 버블 논란에 대한 관점들을 지금 와서 돌아보면 재미있는 점들이 많습니다.

당시 주택가격 버블론의 논거 

  1. 가계소득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주택가격 : 과거 주택가격/가계소득 비율이 2.7배를 장기간 상회할 경우 실질주택가격이 하락하는 양상을 보여 왔는데 최근에는 주택가격이 가계소득의 3배를 초과할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 
  2. 주택가격대비 귀속임대료 비율의 지속적인 하락 : 과거 귀속임대료/주택가격 비율이 장기평균을 장기간 하회한 경우 실질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였으나 최근 동 비율이 장기평균을 크게 하회함에도 불구하고 실질주택가격은 오히려 상승

당시 버블론에 대한 비판

  1. 주택가격/가계소득 비율에 대한 비판 : 1990~2003년중 가계소득이 50%, 모기지대출한도가 130% 이상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은 72% 상승에 그쳐 주택가격이 가계소득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단정하기는 곤란 
  2. 귀속임대료/주택가격 비율에 대한 비판 : 품질불변 신규주택가격지수를 사용하여 귀속임대료/주택가격 비율을 산정할 경우 최근 동 비율이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쳐 현 주택가격이 버블이라고 판단하기 곤란 
  3. 뉴욕 연준의 모형 분석 : 뉴욕 연준의 모형에 의하면 1990년대 중반 이후 주택의 실제가격과 이론적 균형가격은 상승추세에 있으나 실제가격이 균형가격보다 더 낮아 버블이 존재한다고 단정하기는 곤란 
  4. 주택의 균형가격 상승률을 경제성장에 따른 상승분과 사용자비용 감소에 따른 상승분으로 분해할 경우 그동안의 금리하락으로 인한 사용자비용의 감소가  2001~2002년중 균형가격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추정

당시 미국 평균 PIR이 3배였고, 2008년 주택버블이 꺼지기 직전 최고치가 4배 정도였던 반면 현재는 6-7배로 PIR이 상승한 상태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상관없는 게 소득 대비 주택가격이 그만큼 상승했습니다. 게다가 주택가격의 상승폭이 최근 2년 간 매우 크게 상승했다 이제 한 풀 꺽이기 시작하는 하락 사이클의 초입을 연상시키는 상황이라 걱정을 더하는 중이죠. 이러한 over valuation상태는 임대료를 기준으로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해당 논문이 쓰여진 시기와 현재가 결정적으로 다른 건 금리환경입니다. 당시엔 IT버블 붕괴 및 911테러로 인해 기준금리가 매우 낮은 저금리 환경이었습니다. 현재는 당시와 비교가 안되는 부담스러운 고금리환경이며 연준이 지속적으로 MBS 매도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름아닌 부동산버블이 형성되는걸 막기 위한 정책이 최고조에 다다른 상황이죠.

때문에 본격적으로 기준금리 인하 및 인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되기 전에는 작금의 부동산 가격상승이 버블단계까지 진행되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부당산가격이 전체적으로 정체 또는 하락반전을 막 시작한 상황이구요.

결국, 관건은 금리입니다. 지금과 같은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계속된다면 부동산 가격은 하락폭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걸 트럼프 정부도 잘 알기 때문에 어떻게든 금리를 낮추기 위해 무리수까지 동원하려는 중이지요.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달러가치나 유동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이고 인위적인 금리인하정책을 남발한다면 부동산 가격은 다시 상승해 진정한 의미의 버블, 그리고 이어지는 파국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으며 그 기간은 금리인하 및 유동성 살포 이후 3년 정도 이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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