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야 원래부터 천박하고 공격적인 언사를 자주 써왔기 때문에 그동안 파월 연준의장을 압박해왔던 언행이 반복되어도 ”트럼프니까,,,” 그럴 수 있다는 여론이 주였지만, 이제는 베센트 장관까지 노골적으로 50bp 이상의 기준금리인하를 요구해고 있습니다.
현재 트럼프 정권이 저렇게 노골적이고 원색적으로 금리인하를 요구하다 보니 “저게 당연하다”는 착각을 하기 쉬운데, 저건 연준이라는 기관의 존재의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처사이며,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어 시장이 매우 위험한 반응을 하게 만들 수 있는 위험한 행각입니다.
이런 건 바이든 정권은 물론이고 심지어 트럼프 1기 때에도 없었던 진풍경입니다. 이 쯤 된다면, 이들이 도대체 왜 저렇게 노골적이다 못해 절박하게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하는지 그 배경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지요. 파월은 트럼프가 뽑은 연준의장이었음에도 바이든 정부는 그를 연임했고, 5%가 넘는 기준금리 하에서도 끊임없이 돈을 풀어서 경제성장율을 올리고 주식시장을 강세장으로 이끌었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뭘 잘 했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라, 기준금리를 내리라고 노골적으로 압박하거나 요구하지 않았어도 얼마든지 재무부의 능력으로 돈을 풀어서 경제를 부양할 수 있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왜 저렇게 정치적으로 자해행위가 될 수도 있는 사상 초유의 진풍경을 펼치면서까지 절박하게 금리인하를 압박하는지를 들여다봐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 작금의 이민정책과 관세전쟁 같은 정책들이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걸 스스로도 내부적으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정책경로가 아닌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이 다급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 재무부 TGA 잔고가 고갈되어 더이상 쓸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보입니다. 현재 TGA잔고는 5천억달러이며, 9월까지 8천억달러까지 올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아직 TGA 잔고가 “고갈”이라는 표현을 쓸정도는 아니라는거지요.
- 이미 OBBB 법안을 통해 막대한 재정적자를 일으켰음에도 단기간 안에 훨씬 더 많은 재정을 쓰려는 정치적인 필요성(중간선거) 때문에 국채이자부담을 빠른 시간 안에 줄여야 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이미 감세법안까지 통과시켜버린 마당에 재정적자를 줄일 방법이 없어진 현정부의 국채이자부담은 이전보다 훨씬 더 부담스러울겁니다.
-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해도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다는 어떤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도 반복적으로 “지금 물가상승을 없다”며 끊임없이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는데, 근거 없이 그냥 여론을 호도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확실한 자신감에 기인한 언사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이나 휴전이 된다면 유가가 더 하락할 수도 있으며, 최근 통계국에 친 트럼프인사(트럼프에 유리한 통계조작을 했던 인물)를 임명한 것만 봐도 물가에 대해 이유있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기에 금리인하를 압박하는걸지도 모릅니다.
여러가지 추측을 해보지만, 트럼프 정부의 진짜 속내를 칼같이 알아내는 건 불가능하겠죠. 다만 확실한 건 이들이 절박한 이유가 “경제” 그 자체에 있다기 보단 “정치일정”에 맞추어져 있을 가능성이 더 높아보인다는 걸 부정하기는 어려울거라 생각합니다. 거기에 더해 최소한 “이전 바이든 정부보다는 훨씬 많은” 재정적자를 내기로 마음먹고 있다는 추측도 사실일 확률이 높겠지요. 그렇지 않다면 이전까지 별다른 문제 없이 손쉽게 재정적자를 지속하는 토대가 되어주었던 단기물 위주의 미국채 발행이 당분간 반복되는 걸 넘어 앞으로도 여전히 계속 이어졌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생각을 갈무리해서 분석하는 것이 앞으로의 경제 이벤트들을 맞이하면서 적절한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