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어찌해야 할까?

어제가 국장과 미장의 분기점이 될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결국은 안좋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런 하락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아 글을 써봅니다.

결론적으로, 각자 상황이 다른데 정답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해야 할 일은 현재의 시장 움직임의 본질이 뭔지를 분석하고, 그 다음 나 자신의 포지션이 어떤 상태인지를 확인한 후에 각자의 대응방향을 결정하는겁니다. 

1. 현재 시장상황의 본질

많은 분들이 지금 주식시장이 왜 떨어지는지조차 잘 모르고 있는데, 호재가 나오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껏 호재가 나와도 그런 호재에 시장이 반응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건 일시적인 악재가 아닌 구조적으로 급락이 나오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있기 때문입니다.

유투브 브라보스 리서치의 영상을 보다 나온 그래프를 캡쳐해봤습니다. 위의 그래프에서 분홍색 박스는 미국 S&P500 지수가 2배가 되기까지 걸린 시간을 보여줍니다. 1960년 황금기 때 시작한 상승장이 지수 2배를 만드는 데 20년이 걸렸는데, 1997년 IT버블이 시작되고선 2배가 되는 데 17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판데믹과 인플레이션으로 크게 하락한 2022년 이후 지수가 2배가 되는 데 3년밖에 안걸렸습니다.

주가 상승은 로그스케일로 봐야 정확하지 않냐는 반론이 있을지 모르나, 이건 로그스케일로 그려도 통상적인 상승률이 아닙니다. 최근의 상승은 역사상 유래가 없었던 폭등장이었다는 겁니다. 물론 그런 폭등이 공연히 일어난 게 아니죠. 합리적인 폭등의 원인들이 많습니다. 미국이 어마어마한 돈을 풀었고, 전세계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미국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있게 되었으며, 코인열풍으로 어마어마한 유동성이 돌아다니고 있는 등, 원인이 다양하겠지만 문제는 그러한 상승 재료들이 항구적이진 않다는겁니다.

물론 그런 상승동력이 상실되었다 하더라도 왜 하필 지금 이순간에 하락이 나왔는지를 설명하는 건 어렵겠지만, 역사상 유래없는 폭등에 언젠간 반작용이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합리적으로 반론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결국, 지금의 하락의 원인은 분명합니다. 너무 급하게 많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논쟁을 벌일수 있는 건 그런 폭등이 버블이냐 아니냐 정도입니다. 물론, 이 논쟁에 대한 정답은 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급락은 언제든지 재현될 수 있으며, 설령 여기서 주가가 바닥을 잡고 또 가파르게 상승하더라도 그 이후엔 또 더 가파른 급락이 재현될 수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더 빠지는 게 이상한 게 아니라는 걸 부정하면 안됩니다. 

2. 지금 취하면 안되는 포지션

현재의 상황을 분석했다면, 그 다음은 나 자신의 포지션에 대한 고민일겁니다. 많은 분들이 각자 다양한 여건에서 더 다양한 포지션을 들고 있는데, 각자의 정답을 제시하는 건 어리석은 일입니다. 할 수 있는 건, 지금같은 상황에서 절대 취하면 안되는 포지션이겠죠.

지금 가장 해서는 안되는 건 세가지입니다. 1) 지금같이 급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뒤늦게 숏포지션에 뛰어들거나,  2) 극심한 변동성 환경에서 숏이든 롱이든 레버리지 포지션을 들고 있는 것, 그리고 3) 그날그날 분위기 따라 롱포지션과 숏포지션을 왔다갔다하는 거, 이 세가지만큼은 어떤 경우에라도 해서는 안되겠죠.

주식투자와 관련해서 세계적인 거장이라 할만한 교수가 두명이 있는데, 제레미 시겔 교수와 로버트 쉴러 교수입니다. 두 교수의 대표적인 명저인 “비이성적 과열”과 “투자의 미래”도 모두 읽어보는 걸 적극 추천합니다. 세간에는 이 두 교수가 전혀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면서 논쟁을 하고 있는것처럼 말하지만, 실제로 책을 읽어보면 두 책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주식으로 돈을 벌려면 반드시 장기투자를 해야 하며, 대중에 의해 과도한 관심과 열광을 받는 주식은 조심하라는 게 두 책의 공통된 주제입니다. 단지 차이라면, 로버트 쉴러 교수는 시장 전반에 그러한 흥분이 가득차면 아예 시장을 떠나는 걸 고민해보라는 것이고, 제레미 시겔 교수는 시장 전반이 흥분되있거나 식어있거나 상관없이 그런 주식은 조심하라는 이야기죠. 유행이나 나레이션을 근거로 투자하는 것, 특히나 장기간 보유하거나 레버리지 투자하는 건 위험하다는겁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레버리지를 쓰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내 계죄는 잊어버리고 책을 읽는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같은 상황에서 내가 불안과 초조를 느끼고 있다면 내 투자에서 뭔가 고칠 점이 있다는 신호일 수 있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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