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촉자(프루브) 잡는 법 – 2

http://sinaiem.us/2009/10/23/holding-the-probe/

저처럼 초음파진단을 할 때 탐촉자를 어떻게 잡을까를 고민해본 사람이 있을까 해서 검색을 해봤더니 위의 링크가 제일 먼저 눈에 띄더군요. 해당 링크에서 공감하는 문장이 “Novice sonographers often hold the ultrasound probe like a dead mice” 입니다. 죽은 쥐를 만지듯 어떻게든 접촉을 덜하려는 마음에 탐촉자를 간신히 집어올리듯 손 끝으로 잡지 말고 확실히 잡아라. 젤이 손에 묻거나 환자와 접촉하는 걸 두려워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검사하라는 충고도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다만, 기본적으로 손가락 세개(엄지, 검지, 중지)만으로도 탐촉자를 충분히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다는 Dr. Nelson의 말에 동의하고 있음에도, 제 경우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손가락 다섯개를 써서 탐촉자를 잡습니다.

가능한 한 손가락 다섯개를 모두 써서 탐촉자를 쥐는게 더 안정적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출처에 나온것처럼 손가락 세개 만으로도 안정적으로 탐촉자를 쥐는게 충분히 가능하고, 다섯 손가락을 모두 사용해서 잡는것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간편하게 탐촉자를 다루는게 가능하다는 장점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당장 가장 많이 시행하는 간초음파를 봅시다. 건강검진용 간초음파에서 반드시 촬영해야 하는 필수 영상 중에 대게 가장 먼저 찍는게 간의 좌엽을 시상면 및 횡단면으로 촬영하는 영상일 겁니다. 밑의 동영상처럼 손 안에서 탐촉자를 빠르게 90도 돌려서 촬영하려 하면 손가락 세 개만 가지고 탐촉자를 쥐는게 훨씬 빠르고 편합니다.


(실제로 간초음파 할 때에 꼭 필요한 동작이죠.)

그런데, 손가락 다섯개를 모두 써서 탐촉자를 쥐고 있으면 이렇게 손 안에서 탐촉자를 회전시키는게 꽤나 까다로와서 금방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죠. 아래의 그림을 보시면 이것만 봐도 손가락 세개로 탐촉자를 잡는게 더 편하다는 건 금방 이해하실 수 있을겁니다.


(실제 저는 간초음파 진료를 볼 때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 또한 초음파진료를 시작하고 처음 몇년 동안은 위의 링크에서처럼 손가락 세개만 써서 가볍고 자연스러운 형태로 탐촉자를 잡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걸 그만두고서 불편하고 익히기도 어려운 방식을 고집하느냐면 그 이유는 딱 하나 “조금이라도 더 안정적으로 탐촉자를 잡으려고” 그렇습니다.

이전의 글에서도 한 번 밝힌 바 있지만, 손가락 세개를 가지고 탐촉자를 잡고 진료를 하다가 몇 번이나 탐촉자를 놓쳐서 떨어뜨린 적이 있었습니다. 원칙대로 손가락 세개를 정확하게 파지하고 있으면야 그럴 일이 없겠습니다만, 하루에 스무명 넘게 초음파를 하다 보면 손목과 손가락에 피로가 겹치고, 집중력이 떨어지면 이렇게 놓치는 일이 종종 생기게 되더라구요.

게다가, 손가락 세개로 탐촉자를 잡으면, 힘을 세 손가락만으로 받아야 하고, 손바닥과 탐촉자를 밀착시키기가 어렵습니다. 당연히 손가락에 들어가는 힘이 다섯 손가락으로 쥘때보다 훨씬 많이 들어가고, 피로도 금방 오게 됩니다.

아, 오해하기 쉬운게 있어서 부연하는 겁니다만, 다섯 손가락을 다 쓴다는 게 새끼손가락까지 적극적으로 탐촉자를 고정하는 데 사용한다는 말이지, 반드시 검지부터 새끼손가락까지 일렬로 네 손가락을 탐촉자에 붙히라는 말이 아닙니다. 새끼 손가락을 접어도 상관이 없고, 어떤 식으로든 탐촉자가 잘 빠지지 않게 하는데  다섯 손가락을 모두 쓰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요는, 손가락 하나하나에 들어가는 힘을 최대한 분산시키고, 손바닥이 탐촉자에 닿는 면적이 많게 파지한다는 겁니다.


(둘 중 잡는것도 상관이 없습니다. 상황 따라, 편한 쪽으로 익숙해지면 되고 불편하면 편한 방식으로 쥐는 법을 바꿔도 됩니다.)

전문의를 따고 처음에 있었던 직장에선 초음파환자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지금 있는 직장에서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손가락이 얼얼할 때까지 초음파 환자가 그치지 않고 오는 일이 빈번한데, 이 때부터 탐촉자를 놓치고 땅에 떨어뜨리는 일이 잦아진 후부터 파지법을 지금처럼 바꾸게 된겁니다.

그렇기에 모든 분들이 저처럼 탐촉자를 잡으라는 말이 아니고, 자주 탐촉자를 떨어뜨리는 일이 생기는 경우에는 그 해결책 중 하나로 정석대로 잡는것보다 좀 더 안정성에 신경을 쓰는 자세로 바꾸는 것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겠냐는게 제가 하고픈 말입니다. 손가락이 덜 피로해지는 건 덤이구요.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