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수돌기 초음파와 좌측 측와위

 

28세 여자환자로 우하복부 통증을 주소로 내원하여 충수돌기염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를 시행하였습니다. 그런데, 누워있는 자세에서는 아무리 해도 위장관 공기음영으로 인해 맹장(cecum)과 충수돌기(appendix)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원래 충수돌기가 금방 확인이 안되는 경우는 흔하지만, 이렇게 맹장까지도 확인이 되지 않는 경우는 굉장히 드문데, 상당히 힘을 줘서 탐촉자를 눌러도 소장이 밀리지 않고 계속 공기음영이 뒷쪽의 맹장과 충수돌기를 가려서 확인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환자를 좌측 측와위, 즉 왼쪽 옆구리를 밑으로 해서 돌아눕게 한 후에 다시 시도한 충수돌기초음파에서는 위 영상과 같이 충수돌기 전장 및 단면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위 영상에서 충수돌기의 윗쪽에는 여전히 많은 양의 음식물을 포함하고 있는 소장이 밀려나지 않은 채 위치하고 있음에도, 뒷쪽의 맹장과 충수돌기가 잘 보이는 이유는 뭘까요? 측와위로 자세를 바꾸면서 소장의 공기가 모두 중력의 영향으로 인해 다른 곳으로 이동했기 때문 이렇게 깨끗하게 확인이 가능했던 겁니다.

이 환자는 다시 누우면 장관내 공기가 또 다시 해당부위로 차올라서 앞서와 같이 전혀 충수돌기와 맹장을 확인할 수 없게 되더군요. 딱 좌측 측와위 자세에서만 이런 영상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우였습니다.

이렇게 정상적인 벽 두께와 모양을 가진 충수돌기를 확인함으로서 급성 충수돌기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었던 사례로, 초음파영상에서 환자가 다양한 자세를 취하게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한번 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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