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의로서 보는 NANOX(나녹스,나노엑스)라는 회사

원래 미국 개별종목에 투자를 안하다보니 게시판이나 팟캐스트에서 나노엑스라는 말이 많이 돌아도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whole body X-ray scan 하는 차세대장비는 EOS imaging이라고( https://www.eos-imaging.com/ )라고 혁신적이긴 한데 아직 너무 고가라 보급이 안되고 있는 장비가 있어서 그거 비슷한건가 했는데, 오늘 찾아보니 그런 이야기가 아니군요.

x선을 발생하는 발생장치를 아날로그가 아니라 반도체로 대체해서 디지탈화시키면 장비가 소형화되고 혁신적인 발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데, 영상의학과 의사인 제 입장에서는 “X소리”라고 보입니다.

이게 왜 개소리냐면, 영상의학분야에서 X선발생장치는 더이상 혁신의 과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당장 방사선에 일정량 이상 노출이 되면 아무리 작아도 암이 발생할 확률이 조금씩은 올라가게 되있어요. 때문에 방사선발생장치는 그 자체로 매우매우 엄격한 법적 통제를 받는 의료장비입니다. 아무리 효과적으로 X선을 발생시킨다고 해도, 그게 촬영대상인 환자의 몸에 닿는 양 자체는 줄어들수가 없어요. 줄어들면 사진을 찍을수가 없으니까요.

결국 x선을 가지고 사람 몸을 찍으면 제일 중요한 건 얼마나 효과적으로 x선을 발생시키느냐가 아니라 그 발생된 x선을 가지고 얼마나 효과적으로 영상을 만들수 있느냐에 있습니다. X선, 정식명칭으로는 뢴트겐선이 발견된게 100년이 넘었습니다. 그 사이에 뢴트겐선을 가지고 영상을 만들어내는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데요. 당연히 X선튜브, 즉 발생장치도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그런 극한까지 혁신된 기술이 집약된게 CT입니다. 문제는 그런 CT마저도 영상의학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관심이 제한적입니다. MRI, 초음파장비같이 방사선을 발생하지 않는 영상장비의 성장이 훨씬 가파릅니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가급적 방사선발생장비는 안쓰는게 좋은거죠.

그렇기 때문에 영상장비가 소형화되고 낮은 가격으로 보급률을 높이려는 전략을 쓰려면 휴대형 초음파장비처럼 방사선발생이 안되는 장비가 필요합니다. 나노엑스 홈페이지에서 컨셉으로 CT장비를 대체하는 매우 작고 가벼운 장비를 정말로 나노엑스가 만들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럼 이 매우 혁신적인 발명품이 세상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까요?

  1. 기존의 CT장비를 대부분 대체할 수 있을까? 언감생심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장비 한대로 최대한 많은 사람을 빨리 찍어서 영상으로 만들어야 수지가 맞거든요. 그리고, CT에서 제일 중요한 핵심부품은 X선 발생장치가 아니라 디택터입니다. 이건 소형화할수가 없어요. A4용지를 스캔하는 스캐너는 아무리 크기를 작게 만들려고 해도 최소한 A4용지 세로면 길이보다는 길게 만들어야 하는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2. 기존에 X선장비를 쓰지 못했던 의원급이나 휴대용장비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까? 애초에 법적으로 방사선발생장치에 대한 규제가 사라져야 가능한 일입니다. 설령 법이 고쳐진다고 쳐보죠. 정말로 X선장비가 없어서 지금까지 진단을 못하거나 때를 놓쳐서 환자가 죽거나 병을 키우게 된 사례들이 얼마나 될것 같나요? 임사현실에서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골절같은 경우는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가서 찍으면 되요.

요즘 아마존을 비롯한 테크기업들이 뜨고 있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네트워크효과 때문입니다. 일단 점유율이 늘면 늘수록 사용자들의 충성도가 올라갈 수 밖에 없는 전략을 적용할 수 있기에 미래에 해당 시장을 다 먹어버릴수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에 주가가 천정부지로 뛰는거죠. 전화기가 아무리 싸고 좋아도 세상에 딱 한대만 있으면 아무런 쓸모가 없는 쓰레기에 불과하지만, 각 가정에 한대씩 놓여져 있으면 아무도 전화기가 발명되기 전의 세상으로 돌려놓을 수 없는 이치가 네트워크효과입니다. 하다못해 테슬라도 전기차메이커라는 정체성만으로는 지금의 주가를 정당화할 수 없고 플랫폼사업자라고 규정해야 정당화될 수 있는 세상이죠.

그런데, 나노엑스가 그런 네트워크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건더기가 있는가요?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기존의 X선장비를 대체하는것도 불가능하고, 휴대용 초음파장비같이 전에 없던 시장을 창출하는 것도 만만치 않을것 같아요. 단순히 X선 발생장비의 혁신 하나만으로는 그저그런 중소 영상장비제조업체 이상이 되기가 어렵다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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