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기업들이 우리나라에는 정말 많습니다. 그만큼 걸러야 하는 종목들도 많은데, 오늘 한경컨센서스 둘러보다 처음 접한 “큐렉소”라는 기업의 재무제표를 보면서 생각나는 점들이 있어 글을 써봅니다.
https://markets.hankyung.com/consensus/view/610432
이 회사의 종목 리포트입니다. 제목만 보면 정말 대단한 회사라는 인상을 갖게 됩니다. 그냥 로봇회사도 아니고 첨단의료로봇을 수출까지 하는 회사라,,, 판매대수도 계속 성장하는거 같고 유망한 회사라 생각할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업보고서를 보면 생각이 좀 달라집니다. 사업보고서를 열어보면 보통 회사의 개요 다음으로 연혁이 나옵니다.
3. 설립 이후의 변동 상황
구분 | 주요내용 |
---|---|
1992년 02월 | 도서출판 대원(주) 설립 |
2002년 07월 | 코스닥증권시장 신규 등록 |
2005년 09월 | 한국문화콘텐츠 진흥원의 ‘수출 활성화를 위한 선도형 디지털 콘텐츠 개발 지원사업’의 일환 으로 DMB 콘텐츠 제작업체 선정 |
2006년 02월 | 미국 3개 바이오사로부터 특허권등 산업재산권 양수(USD 50,000,000) |
2006년 02월 | 해외전환사채 발행 (USD 50,000,000) |
2006년 03월 | 코암나노바이오(주)로 사명 변경 |
2006년 03월 | 미국현지법인설립 (CUREXO USA INC.자본금 USD 4,000,000) |
2006년 04월 | 100% 무상증자 (총 주식수 14,601,193주) |
2006년 05월 | 본점 이전 (용산구 한강로 40-456 → 서초구 반포동 113-3) |
2006년 06월 | 출판, 게임사업부문을 용산구 한강로에 지점으로 설치함 |
2006년 08월 | 최대 전환사채권자인 Novatrix사는 당사에 의료용수술로봇인 Robodoc 관련 산업재산권 등을 무상증여하기로 결정 |
2006년 11월 | 큐렉소 주식회사로 사명변경 |
2006년 12월 | 회사분할(물적분할) 분할신설법인(대원씨아이 주식회사 설립) |
2007년 06월 | 수술로봇 (Robodoc) 관련 산업재산권 등 자산수증 완료 |
2010년 03월 | 씨엠알(주) 법인 설립 |
2011년 06월 | 1차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5,510백만원) |
2011년 07월 | 2차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999백만원) |
2011년 09월 | 3차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20,000백만원) |
2011년 09월 |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주식회사 한국야쿠르트) / 최대주주가 됨. |
2011년 11월 | 자연분만유도기(Baidy) 특허권 양도 |
2011년 12월 | 삼영시스템 영업 일부 양수(무역사업부:라면 및 유제품 원재료) |
2012년 08월 | 큐렉소메디칼시스템즈(주) (구, 씨엠알(주)) 처분 |
2012년 09월 | 대원씨아이(주) 처분 |
2017년 09월 | 현대중공업(주) 의료용 로봇사업부문 양수 |
2018년 02월 | 주주우선공모 유상증자 (29,980백만원) |
읽다보면 뭔가 심상치않은 부분들이 많이 나옵니다. 일단 회사명이 이리저리 바뀌고, 회사를 분할했다 팔았다,,,, 역사가 복잡합니다. 이럴 땐 나무위키를 찾아보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https://namu.wiki/w/%ED%81%90%EB%A0%89%EC%86%8C
이 자료를 읽어야 비로서 이 어지럽고 복잡한 회사연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바이오기업의 전형적인 행태들을 여기서 다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이미 상장되 있는 작은 코스닥 상장사를 합병해서 우회상장
2. 경영자가 바이오 전문가가 아니다보니 기술을 적당히 사옴
3. 사온 기술로 뭔가가 잘 안될거같으니 다른 걸로 가보자,,, 수술로봇 관련 자산수증
4. 장사가 안되니 4년연속적자나면 거래정지 당할수 있다,,, 흑자나는 사업체를 인수해서 막아보자. 라면-유제품원재료영업 일부 인수
이런 식으로 영업을 하다보니 당연히 경영진도 전문영역에서 사업을 진득히 영위하려는 이가 아니라 여기저기로 주인이 바뀝니다.
최대주주 변동내역
(기준일 : | 2021.12.31 | ) | (단위 : 주, %) |
변동일 | 최대주주명 | 소유주식수 | 지분율 | 변동원인 | 비 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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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2 | 튜브사모기업인수증권 투자회사 2호 외 1인 | 1,170,000 | 26.00 | – | – |
2006.09.19 | 김태훈 | 1,450,000 | 9.93 | – | – |
2007.11.21 | 삼지전자(주) | 3,765,532 | 20.58 | – | – |
2011.09.20 | (주)에치와이 | 5,115,089 | 21.45 | – | 최초 취득당시비율 |
저렇게 바뀌는 최대주주들이 사기를 치려고 한다는게 아니라, 바이오사업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주체들이 번갈아가며 회사의 최대주주가 되고 있다는게 문제인거죠.
(기준일 : | 2021.12.31 | ) | (단위 : 천원) |
구 분 | 제30기 | 제29기 | 제28기 |
---|---|---|---|
상품매출액 | 32,111,067 | 33,110,869 | 33,146,845 |
제품매출액 | 9,357,316 | 5,152,028 | – |
기타매출액 | 1,326,589 | 1,018,695 | 1,241,248 |
계 | 42,794,971 | 39,281,592 | 34,388,093 |
이러다보니 내세우는 의료로봇사업보다 흑자유지를 위해 인수한 라면-유제품원료 수입사업의 매출이 3배 이상을 차지합니다.
물론,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할수도 있지요. 의료로봇사업이 성장하면 크게 될수도 있는겁니다. 하지만, 성장을 위해서는 투자가 선행되어야 하는게 시장의 보편적인 법칙입니다. 이 회사가 의료로봇사업에서 크게 시장을 선점하려면 뭣보다 R&D 투자를 꾸준히 진행해야 합니다.
2) 당기 및 전기의 부문당기손익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당기
(단위 : 원) |
구 분 | 무역사업부 | 임플란트사업부 | 의료로봇사업부 | 합계 |
---|---|---|---|---|
총부문수익 | 23,549,534,945 | 8,780,586,376 | 10,464,849,933 | 42,794,971,254 |
외부고객으로부터의 수익 | 23,549,534,945 | 8,780,586,376 | 10,464,849,933 | 42,794,971,254 |
보고부문 영업이익 | 320,968,397 | 1,541,576,616 | (3,679,630,908) | (1,817,085,895) |
급여등 | 578,669,605 | 405,200,662 | 1,194,698,241 | 2,178,568,508 |
경상연구개발비 | – | 1,252,888 | 5,425,121,387 | 5,426,374,275 |
② 전기
(단위 : 원) |
구 분 | 무역사업부 | 임플란트사업부 | 의료로봇사업부 | 합계 |
---|---|---|---|---|
총부문수익 | 23,133,656,980 | 9,812,193,026 | 6,335,741,871 | 39,281,591,877 |
외부고객으로부터의 수익 | 23,133,656,980 | 9,812,193,026 | 6,335,741,871 | 39,281,591,877 |
보고부문 영업이익 | 1,067,671,246 | 1,982,081,728 | (2,530,134,467) | 519,618,507 |
급여등 | 529,718,479 | 406,940,646 | 885,816,321 | 1,822,475,446 |
경상연구개발비 | – | – | 4,665,546,308 | 4,665,546,308 |
의료로봇사업부의 매출은 현재 성장하고 있는게 맞지만, 여전히 영업손실을 보고 있는 중이고, 그 액수는 줄어들지 않고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커지는 비용을 메꾸기 위해서 다른 흑자사업부문 돈을 벌어줘야 하지만, 영업적자를 메우는게 버거운 수준입니다.
결국, 한번 4년 연속 영업적자를 면했던 2020년 이후 다시 4년째인 2024년이 되기 전에 의료로봇사업부가 흑자전환을 하지 못하면 회사의 미래가 문제가 아니라 주식이 거래정지가 될수도 있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수도 있는거지요. 이런 결정적인 국면에서 과감한 투자로 좋은 제품을 만들어 영업위기를 타개해나가려면 뭣보다도 경영진이 의지를 가지고 사업을 밀어부쳐야 하는데, 현재의 최대주주가 해당 사업과 관련성이 적은 곳이라는게 걸리는 부분입니다.
이런 회사에 미래를 믿고 투자를 하는건 모험이라는 단어만으로도 부족한 정말 리스키한 행위일겁니다. 결국, 꿈을 좇는 사업에 투자하려면 할수록 사업보고서와 재무제표를 더 꼼꼼이 검토해야만 하는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