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여 지켜보는 한 주, 앞으로의 대응전략

잠깐 집에 와서 인베스팅 앱을 보니 다들 파월 연준의장의 연설을 기다리면서 앞으로도 뒤로도 못가고 웅크리고만 있는 형국이더군요.

물론, 당장은 파월의 연설이, 다음에는 또 굵직굵직한 기업들의 어닝 발표가 기다리고 있으니 쉽사리 내지르기 어려운게 당연하겠지요. 사실, 뭔가를 예측하고 배팅한 사람들은 어제오늘이 아니라 한 보름 전부터 진즉에 움직였습니다. 당장 코스피만 봐도 원달러환율이 계속 고점 근방에서 크게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보름 전부터 거의 2조 정도는 돈이 외국에서 들어왔죠. 이런 움직임은 비단 우리나라 코스피에만 나왔던게 아닐겁니다.

이런 돈의 흐름을 일으킨 이들이 주시하는 이벤트는 경기침체나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환율이라고 봅니다. 달러가치가 하락반전할 것인지 아니면 고점을 뚫고 한없이 올라갈 것인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요.

지금 시장이 다들 벌벌 떨면서 지켜보는 건 물가나 금리, 나아가서는 경기침체일테지만, 이런 변수는 너무 오랫동안 대중의 시선에 노출되어왔습니다. 그만큼 시장은 이들 요소들을 선반영해왔기 때문에 실질금리를 반영한다는 물가연동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4월 하순에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양전했으며, 장단기 금리차는 이제 10년-3개월물 스프래드조차 불과 0.2%정도의 차이만 보이고 있습니다.

이미 시장은 장단기금리차 추이를 통해 경기침체를 시기의 문제일 뿐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TIPS 10년물 금리의 추세를 통해 넘쳐나던 유동성 장세의 끝을 인정하고 연준의 긴축기조를 담담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거기에 맞춰 국채와 주가도 충분히 떨어지면서 이들을 선반영하고 있다고 봐도 됩니다.

이제 시장이 아직 생소하고 익숙하지 않은 미반영 이슈가 뭔지를 고민한다면 달러가치라고 보는게 가장 타당한 추측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일주일동안 지속된 달러인덱스 추세의 교착상태를 깨고 위로든, 아래로든 추세가 그려지기 시작한다면 그 추세에 시장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움직이지 않을까 하며, 그러한 추세의 방향성이 이번 주의 많은 이벤트들로 인해 결정되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는 어떤 이벤트확인되지 않은 지금 시점에서 그 방향성까지 미리 예측하는게 불가능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위와 아래 두 방향의 움직임 모두를 상정해서 그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것들을 미리 고민하고 대비하는 것입니다.

  1. 달러인덱스와 원달러환율의 상승
    무슨 사단이든 우여곡절이든 간에 달러인덱스가 여기서 더 올라가서 110을 넘기는 상황이 일어난다면,,, 이건 이미 실물경제의 영역이 아닌 금융시스템에서 우리가 알지 못했던 취약점을 건드려 일시적이나마 큰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는 사태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영역일겁니다.

상상하기 가장 쉬운 배드시나리오는 코인류들의 붕괴가 되겠죠.

투자를 하면서 매크로 변수를 고려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투자자라면 당연히 이것보다 더 강력한 공습경보도 없을겁니다. 당연히 주식비중을 빠르게 줄이는게 맞고, 숏포지션을 고민해왔다면 좀 더 공격적으로 포지션을 늘려가는게 정답이겠죠. 중요한 건, 결단의 속도일겁니다. 누구라도 달러인덱스가 여기서 천정을 뚫고 더 올라가는 추세가 확인된다면 주식을 가지고 있기 싫을테니까요. 탈출은 속도순이기에 미리 대비하고 이런 신호가 오면 누구보다도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는 것도 살아남는데 도움이 되는 태도일수 있다고 봅니다.

  1. 달러인덱스와 원달러환율의 하락
    당연히 단기적으로는 미국주식이든 코스피든 이거보다 나은 호재를 찾기가 어렵겠지요. 지난 며칠동안 아무도 쉽사리 움직이지 못하고 이를 기다려왔을 것이기에 당연히 반등의 세기도 그에 걸맞게 세게 나올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이런 반등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왜냐면 그 즘이면 장단기금리가 10년-3개월물까지 역전되면서 누가 봐도 부정하기 어려운 경기침체신호가 성립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만큼 뒤늦게 들어가면 위험도가 높고 기대수익은 많지 않은 짧은 베어마켓 랠리로 끝나게 될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일반적인 경기침체이슈와 달러인덱스 이슈가 구분되어서 다뤄져야 하는 이유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 주식시장이 미국 주식시장과 디커플링될 가능성입니다. 달러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미국주식시장에서 돈이 빠져나와 대체투자로 들어가기 쉽습니다. 여전히 기준금리를 올리는 국면에서 채권으로 돈이 흘러가기는 어려울테니 환자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신흥국 주식이나 채권투자가 매력적인 국민이 나올 수 있는거지요. 제가 코스피 레버리지를 들고 있는 이유도 이걸 기대하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결국은 미리 고민하고 대비한 사람이 그만큼 크게 깨지는 일을 줄이면서 생존할 수 있는거겠지요.어쨋던, 이제 시장의 분위기가 물가 중심에서 완연하게 침체 중심으로 흐르다 점점 달러인덱스 내지 원달러환율로 옮겨가는 국면이 다가올 가능성을 제기하는게 제 추측글의 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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