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래가 마음을 통일하고 삼군이 힘을 합하면 명성이 뙤약볕에 구워지듯 되어 강한 위세가 채찍을 들어 볼기를 칠 태세로 천하를 복종시킬 수 있으니 팔짱을 끼고 가볍게 지휘해도 부림을 당하지 않는 강포한 나라가 없을것이다. 이를 비유하면 마치 오획(烏獲)과 초요(焦僥)가 싸우는 것과 같다.
따라서 강포한 나라를 섬기는 것은 어려우며 강포한 나라로 하여금 우리를 섬기게 하는 것이 쉽다는 말은 이런 뜻이다.
위의 글은 순자 부국편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여기서 오획은 진나라의 장사로 천 균(1균은 30근)을 들었다고 하며, 초요는 키가 3척에 불과한 난쟁이로 누가 봐도 힘센 장사인 오획이 압승할거 같아도 난쟁이 초요가 능히 오획을 물리치고 이겼다는 옛 고사를 따온 문장입니다. 작은 나라라도 능히 강하고 포학한 나라에 굴종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말을 하려는 거지요. 그런데, 이 오획과 초요라는 인물을 처음 접하는지라 이를 더 알아보려고 chatGPT에다 이걸 물어봤습니다.

와,,, 그런데, 순자 부국편이 소설이고 삼국지의 한 에피소드라고 이야기를 하네요. 오획과 초요가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이랍니다. 게다가 오획과 초요가 싸우는것 같다는 것이 서로 경쟁하며 노력하는 비유라고 합니다. 이번에는 오획과 초요라는 인물 자체에 대해서는 어떤 답을 하는지 물어봤습니다.

이번에는 더 가관이 순자 부국편이라는 소설의 주인공으로 오획을 소개합니다. 실제 역사의 인물인 오양화라는 인물에서 따왔다고 하는군요. 이번에는 질문에 “싸움”이라고 특정하지 않아서인지 초요는 오획의 동료라고 말합니다. 초요의 행적은 엽기적입니다. 송나라 때에도 대화방이 있었는가 봐요. 대화방에서 일하며 허상을 만든다고,,, 여기에 더해 구체적인 외모와 인상까지 묘사하는군요.
중국 문화권에서 이 두 인물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캐릭터라고 합니다.

위의 답변이 불만족스럽다고 피드백을 보내니 새로 나온 답변은 더 가관입니다. 오획이 불량청년으로 술과 장난을 좋아하고 초요는 무려 “백제 후기” 때 있었던 초나라의 왕자님이라고 합니다,,,,
황당함을 느끼는 것도 잠시, 생각을 해보면 이 chatGPT가 답하기에 충분한 정보가 존재하지 않는 공백들이 있는 경우 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대화하고 글을 올리는 주제나 맥락들 중에 대충 꺼내와서 메꾸고 있는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끊어지고 비어있는 맥락을 마치 진실을 알고 있는것처럼 술술 연결해서 그럴듯하게 말을 해주는거지요.
정말 대단히 유창한 거짓말쟁이가 아닐수 없습니다. 원래 생성형 인공지능이라는 게 이런식으로 작동한다는 건 잘 알고 있었지만 직접 겪어보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