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ultrasoundonline.blog/2023/04/03/opec의-추가감산과-유가-상승/
사우디를 주축으로 OPEC plus 회원국이 감산을 발표한 다음날인 4월 3일 유가가 80달러를 넘기며 한동안 상승하기 시작하는 듯 했던 때에 제가 썼던 블로그 글입니다.
보름이 조금 더 지난 4월 20일 현재 유가는 다시 80달러 밑으로 떨어지고 있으며, 달러인덱스나 미국채금리 등 매크로 지표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습니다. 이게 의미하는 바는 OPEC plus의 감산선언 후 80달러를 넘기던 유가는 투기세력에 의해 만들어진 인위적인 가격이었으며, 계속 높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위의 링크는 오늘 나온 칼럼으로 러시아가 헌신적으로 목표치를 초과해서 감산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생산과 수출은 다르죠. 지난 2,3월 두달동안 러시아의 석유 수출량은 오히려 월 60만배럴정도 증가한 430만배럴이었다고 합니다. 생산량은 월 50-70만배럴 줄였는데, 수출량은 오히려 늘렸다는 거죠.
러시아가 생산량을 줄였는데도 수출량을 늘릴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러시아가 정말로 감산에 진심이었다면 수출량도 줄였을텐데 그러지 않았다는 건 언제든 여건만 된다면 감산약속에 개의치 않고 생산량이던 수출량이던 늘릴 준비가 되어있을 가능성을 생각해봐야 한다는겁니다.
재미있는 건, 러시아의 석유를 수입해갈 수 있는 제재 비동참국(중국과 인도)은 러시아 석유에 대한 수입량을 늘린 적이 없습니다. 그럼, 그렇게 늘어난 월 60만배럴의 석유는 어디로 갔을까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다른 산유국에 수출되어서 그들 나라의 생산석유로 둔갑된 후 세계 각지로 흘러들어갔을거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이들 산유국도 “생산”은 감산을 한게 맞는데 “수출”은 늘어날 수 있는거죠. 참 재미있는 세상입니다.
정확한 전후사정을 알아보려면 시간이 더 지나봐야 알겠지만,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OPEC plus의 결속력은 상황 따라 얼마든지 가변적일 수 있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유가가 생각만큼 가파르게 올라가지 않는거지요. 여기에 덧붙혀보자면 오늘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이 발표한 제조업지수는 -31.3 으로 시장컨센인 -19.3을 훨씬 초과했으며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상상보다 훨씬 심각하게 위축되고 있는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분간 유가가 크게 오를 확률은 여러모로 적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