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제관련 유투브를 보다보면, 상당수 유투버들이 거의 이틀에 한번 꼴로 경기침체가 온다는 주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분위기를 목격합니다. 그 중에 요즘 저한테 제일 자주 노출되고 있는 건 “피셔인베스트” 채널입니다.

아, 근데 제가 이곳을 언급하는 게 피셔인베스트 채널을 욕하거나 까려고 쓰는 글이 절대 아닙니다. 영상들 내용이 퀄리티가 좋고, 특히 언제나 객관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논지를 펼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유투버입니다. 사실, 경제유투버들 중에 이정도로 객관적인 데이터 기반으로 해서 편파적인 짜집기가 아닌 제대로 된 논지를 통해 주장을 하는 곳이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만큼 유용하고 소중한 사이트인건 저도 인정합니다.
정보라는게 나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세가지 요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 정보의 내용이 정확하고 출처가 믿을만한 곳일 것
- 정보가 나의 의사결정과 결정에 영향을 미칠만큼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
- 정보가 나에게 적절한 시기에 입수(또는 노출)될 것
어떤 정보라도 이 세가지 요건 중 하나라도 만족하지 못한다면 그런 정보는 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라기 보다 그런 불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어떤 결정이라도 내리면 안되는겁니다. 그래서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세상에 쏟아지는 정보의 바다속에서 내가 필요로 하는 정보는 눈에 꼽을만큼 작고 소중한 겁니다.
세상 경험을 조금씩 쌓아가면 좋은 책과 자료들을 읽다보면 그래도 어느정도 판단력이라는게 생기기 마련입니다. 특정한 정보의 내용 정말로 정확하고 출처가 검증된 곳인지, 그 정보를 통해 내가 돈이 되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만큼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는 그래도 분별하는게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가 실제 삶을 살면서 생기는 문제는 의외로 세번째 정보가 입수되는 시기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경각심을 가지고 미리 대응해야 하는 적절한 시기보다 너무 일찍 해당 정보에 노출되면, 오히려 그렇게 미리 노출된 정보에 의해 감수성이 무뎌져서 결정적인 변곡점이 왔을 때 이를 무시해버리는 노이즈가 될 수도 있으며, 강력한 신호가 되주는 중요한 정보를 입수했지만, 그걸 가지고 투자를 하기에는 너무 늦게 알아버리거나, 나 자신을 조급하게 몰아부쳐서 시간이 흐르면서 두려움에 버티지 못하고 투자를 그만두게 되버리기도 합니다.
가장 안타깝고 황당한 경우는 따로 있습니다. 정확하고 의미있는 정보가 적절한 시기(너무 늦지도 빠르지도 않은 타이밍)에 입수를 했지만, 그렇게 입수한 정보의 양, 즉 노출빈도가 너무 잦아서 거꾸로 정보가 아닌 노이즈가 되버리거나,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만드는 역효과를 낳게 되는 경우입니다.
피셔인베스트라는 채널처럼 2,3일에 한번 꼴로 계속 경기침체를 시사할수도 있는(아직 침체가 실제로 발생한 건 아니니까요) 경고신호를 계속 반복해서 올리고, 사람들이 거기에 계속해서 노출되면서 반대의 상황이 올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모색을 하지 않다보면, 무의식적으로 경기침체가 이미 와버린 것처럼 인식하고 지나치게 큰 포지션을 경기침체에 배팅하는 쪽으로 들어가게 만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지금 당장 경기침체가 오는 것도 아니고, 오더라도 그 강도가 약할지, 강할지 아무도 모른다는게 진실임에도 불구하고 반대시나리오의 가능성을 인식하지 못하다보면 판단에 왜곡을 가져와서 조급하고 성급한 투자를 했다가 역풍을 맞아서 정작 수익을 내야 할 때까지 포지션을 유지하지 못하게 될 수 있는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냉정하게 경기침체가 조만간 현실이 될것이라는 판단으로 경기침체에 배팅했거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라면, 가장 먼저 조심해야 할 게 “내 생각을 지지해주는 컨텐츠를 소비하는 행위”입니다. 이미 해당 방향으로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내 생각을 지지해주는 영상을 봐서는 안됩니다. 그런 영상에서 내 마음에 위로를 얻고 확신을 얻는다고 느끼셨다면, 그것이야말로 중요한 위험신호입니다.
레버리지나 숏포지션, 침체에 배팅하는 채권 위주의 포지션을 들고 있는 경우라면 더더욱 반대 성향의 영상을 보면서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건 혹시 없었는지, 내 예상과 다르게 세상이 흘러갔을 때 나는 냉정하게 대처할 준비가 다 되어있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내 생각과 포지션을 너무 과하게 들고 있다 망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상 경기침체가 질서있게 찾아온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언제나 도둑같이, 지진같은 자연재해같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던 때에 아무런 징조도 없이 찾아왔습니다. 침체가 다 지나가고 나서야 역사가들이 이러이러한 게 징조였다고 회상할 뿐, 정말로 객관적으로 이게 징조니까 대비해야 한다고 명확하게 예견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한 번 예견에 성공했던 사람이 다음번에도 침체의 시기를 정확하게 예측했다는 사례는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침체에 배팅한다는 건 고독하고 불안하고 불편한 겁니다. 거기에 너무 힘주면 되려 무너지기 쉽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는게 침체에 배팅하려는 투자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