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과 생존의 차이 – from “돈의 심리학”


금전적 성공을 한 단어로 요약한다면 나는 “생존”이라고 말하겠다. 앞으로 보게 되겠지만 상장될 만큼 성공한 회사의 40퍼센트는 결국 시간이 지나면 시가총액 전부를 상실한다. 포브스에서 선정한 미국 400대 부자는 유산이나 증여를 제외하면 대략 10년간 평균 20퍼센트 정도의 수익률을 갖고 있다.

자본주의는 녹록지 않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돈을 버는 것과 돈을 잃지 않는 것이 전혀 다른 별개이기 때문이다. 돈을 버는 것에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낙천적 사고를 하고, 적극적 태도를 갖는 등의 요건이 필요하다. 그러나 돈을 잃지 않는 것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재주를 요한다. 겸손해야 하고, 또한 돈을 벌 때만큼이나 빨리 돈이 사라질 수 있음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번 돈의 적어도 일부는 행운의 덕이므로 과거의 성공을 되풀이할 거라 믿지 말고, 겸손한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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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문제에 있어 생존이라는 사고방식이 그토록 중요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당연한 이유다. 아무리 큰 이익도 전멸을 감수할 만한 가치는 없다. 두 번째 이유는 앞에서 본 것처럼 복리의 수학적 원리가 직관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복리의 원리가 빛을 발하려면 자산이 불어날 수 있게 오랜 세월을 허락해야 한다. 복리는 마치 참나무를 심는 것과 같다. 대단한 성장을 이루고 지켜내기 위해는 누구나 겪게 되는 예측 불가능한 수많은 오르막, 내리막을 견디고 살아남아야 한다.


1929년 10워 대공황의 시작을 알리던 대폭락, 블랙 먼데이 때 제시 리버모어는 하루 만에 30억달러 이상의 돈을 벌었습니다. 주식시장 역사상 최악의 달 중 하나로 기록됐던 그 때, 그는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반면, 그 때까지 잘나가던 주식투자자들, 사업가들은 정 반대의 운명을 맞았죠. 그렇게 망해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던 이들이 저지른 잘못이라곤 “1920년 대 뉴욕에서 성공한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하던 대로 행한” 잘못밖에 없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시장이 폭등할 것이라는 데 배팅했던 거지요.

이제 1929년에 대박을 친 리버모어는 자신감에 넘친 나머지 점점 더 큰 배팅을 하다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며 모든 것, 심지어 자신의 목숨까지 잃었습니다. 이 때가 불과 4년 후인 1933년이었죠.

이렇게 투자시장에서 화려하게 주목받다 사라져간 사람들은 과학적으로 부정할 수 없는 뚜렷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모두들 부자가 되는 데 뛰어났으나 부자로 “남는 데”는 서툴렀던 겁니다. 돈을 버는 것과 이를 유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당연하겠지만, 돈을 지키는 것이 언제나, 그리고 무조건 돈을 버는 것보다 더 우선되어야 하는 가치냐는 의문을 던질 수 있을겁니다. 일단 지켜야 할 돈을 벌어는 놔야 그걸 지키든 말든 할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러한 반문이 어리석은 질문이 될 수 있는건 복리의 위력 때문입니다. 살아남기만 한다면, 수익을 꾸준히 누적시키고, 그렇게 누적되는 수익은 덧셈이 아니라 복리효과에 의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살아남아있기만 한다면, 돈을 버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돈을 번다고 해서 그걸 다 지켜낼 수 있는게 아니라면, 답은 뻔한겁니다. 다만, 그런 뻔한 답 안에는 짜릿함과 흥분이 없고, 자신의 자존심을 충족시키는 자랑거리가 결여되어 있기에 심정적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것일 뿐인 거지요.

그러므로 투자세계에서 절대적인 제 1원칙은 “끝까지 살아남아라”가 맞습니다. 머리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몸과 마음으로도 이 진리를 받아들여 실천하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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