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투자철학은 훌륭한 다이어트와 같다. 장기간 고수해야만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투자철학에서 실제로 중요한 것은 지능이 아니라 기질이다. 어떤 경우에도 적절한 기질이 높은 지능보다 더 중요하다. 일단 투자철학을 확고하게 정립하면 이후에는 배우고, 노력하며, 집중력을 유지하고, 인내심을 발휘하면서, 경험을 쌓으면 된다.
마이클 모부신이 쓴 “통섭과 투자” 서문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정말이지 공감할 수밖에 없는 한마디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일단, 지금 내가 확립하고 있는 투자철학이 있기는 한지, 있다면 그것은 정말 나에게 적절하고 좋은 투자철학인지를 고민하고 반성해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투자의 여정에서 출발점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실, 투자철학을 고민하고 어떤 투자철학을 선택할까 연구하며 여러 투자세계의 구루들의 책을 읽으면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동안은 정말 흥미진지하고 재미있습니다. 앞으로 내가 이뤄나갈 것들을 상상하기만 해도 쾌감이 절로 느껴지는게 보통 사람들의 마음일테니까요.
하지만, 이제 막 시작점을 떠나 여정에 들어서면 온갖 장애물들이 나를 괴롭히고, 나를 유혹하고 괴롭히는것들이 내 의지를 꺽으려 달려듭니다. 그렇게 흔들리는 나를 다잡으며 나아려다가도 번번이 넘어져서 길을 잃고 헤매이다보면 어느덧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다시 출발선으로 굴러 떨어지기를 반복하기도 합니다.
이런 고비 때마다 필요한 건 “일단 실천하고 고민은 나중에 하는 자세”일겁니다. 내가 가야 할 곳이 잘 보이지 않고 헷갈려서 길을 잃는게 아닙니다. 분명히 이 길을 가야 함에도 의지력이 부족해 유혹과 나태에 져서 번민하고 고민하기 때문에 길을 잃는 거지요. 그렇게 실천이 힘들고 귀찮고 괴로우니 “이 길이 아닌가보다”라는 자기합리화를 무기삼아 나를 유혹하는 달콤한 속삭임에 번번이 넘어가게 되는겁니다.
그만큼, 투자는 실천이 중요하며, 실천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질이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초인적인 의지와 영웅적인 인내심을 발휘해 길을 가는 그런 기질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나 자신이 약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나 자신의 결점과 실수들에 너그러워져서 설령 넘어졌어도 내 실패와 불명예에 부담가지지 않고 훌훌 털고 다시 일어나는 온유하고 겸손한 기질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인내력을 끝끝내 흩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 자신에 대한 온유함과 겸손, 내 실패에 대한 너그러운 기질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