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틀릴까 봐 두려움에 빠져서 투자한다면 시장이 우리의 포지션과 계속해서 반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아차릴 수 없다. 그리고 틀렸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자신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정보에 과도하게 집착하게 된다.
실제로는 시장이 자신이 취한 포지션과 정반대로 움직인다는 정보들이 많은데도 이러한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다. 여느 때 같으면 우리는 시장의 추세적인 움직임을 쉽게 알아차린다. 그러나 두려움에 빠져 투자를 하면 이러한 추세조차 쉽게 지각하지 못할 수 있다. 투자를 멈춘 뒤에야 비로서 추세와 투자 기회가 눈에 보인다.
마크 더글러스의 책 “심리투자 불변의 법칙”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얼핏 들으면 추세추종 전략이나 기술적 분석으로 투자하는 이들에게 해당하는 교훈처럼 들립니다. 자신의 포지션과 시장이 반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건 추세추종 전략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조건이니까요.
하지만, 장기투자자나 가치투자자들에게도 이러한 교훈은 무시하면 안되는 중요한 교훈이 됩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포지션을 상당히 장기간 유지하면서 시장이 보여주는 변동성을 견디지 않으면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게 장기투자이고, 가치투자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 일정한 포지션을 계속 보유하고 있다보면 시장의 추세가 자신의 포지션과 반대로 흘러가는 걸 보면서 대응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계속 자신의 포지션을 고수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착각하면 안되는 게 자신의 포지션을 고집스럽게 계속 유지하는 게 장기투자가 아니라는 겁니다. 특히 장기간 포지션을 들고 있는 동안 시장이 자신의 포지션과 반대로 움직이는게 일시적인게 아니라 상당기간 지속된다면 분명 우리가 알지 못했던 타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경우에라면 포지션을 고수하지 않고 재고하는 게 오히려 장기적인 수익률에서 유리할 수 있습니다.
이게 장기투자의 원리에 배치되는 이율배반적인 것이라 비판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훈련받은 투자자가 아닌 저같은 초보투자자들에게 있어서 자신의 포지션을 상황이 불리해져도 끝까지 고수하는 이유가 바람직하지 않고 엉뚱한 동기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은게 현실입니다. 강한 확신이나 신중한 사전조사로 현재의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이 일시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포지션을 고수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사실을 두려워하거나 투자를 시작하는 그 때부터 벌써 두려움에 휩싸여 제대로 된 대응을 할 여유조차 없어서 계속 손실이 나고 있는 포지션을 고집스럽게 들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계획에도 없는 충동적인 물타기까지 하다 손실을 더 키우게 되기도 하지요.
결국 초보 투자자들이 계속 자신의 포지션을 고집하며 들고 가는 건 본질적으로 두려움 때문입니다. 성공적인 투자를 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모든 것에 대한 두려움을 먼저 다스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