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비대증 – from “투자의 미래”

새로운 제품과 기술 관련된 주식을 사업 초기부터 사는 것이 부를축적할 수 있는 방법이자 전통적인 투자의 지혜라고 여겨지고 있다. 이런 기업들이야말로 경제성장을 선도하는 기업인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들 기업의 주식을 매수함으로써 자신들의 행운이 이런 위대한 기회를 잡은 기업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생산성 향상은 이윤 성장과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사실 생산성 향상은 이윤뿐만 아니라 주식가치를 파멸시킬 수 있다.

1976년에 100만 바이트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 약 56만 달러가 들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단돈 1달러도 들지 않는다. 저장산업의 기술적 진보는 기대 이상으로 성공적이었지만, 데이터 저장회사들은 이윤을 내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다. 밀레니엄이 다가오기 전에 거의 모든 IT회사의 이윤은 최고에 달했으나, 데이터 저장회사들은 적자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이 산업 분야의 선두주자인 시게이트 , 맥스터, 그리고 웨스턴 디지털 등은 계속해서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이런 기업들에 대한 지루한 연구를 하다 보면 이 책에서 아주 중요한 결론, 즉 기술적 변화는 좋은 수익률, 또는 이윤을 보장해 주지 못한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저장 기술은 단지 한 예에 불가하다. 어떤 산업은 기술발전이 투자자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입히기도 한다.

———-

생산성 증가가 더 높은 이윤을 가져다준다고 믿는 투자자와 분석가들은 모두 경제학에서 “구성의 오류”라고 불리는 전통적 원칙을 무시하곤 한다. 간단히 말해서 이 원칙은 부분적인 진실은 전체로 보았을 때 반드시 진실인 건 아니라는 원칙을 말한다.

개인이나 개별기업은 스스로 노력을 통해 평균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으나 모든 개인이나 개별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개별기업이 다른 경쟁사가 하지 못하는 생산성 향상 전략을 실현할 수 있다면, 이 회사의 이윤은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회사가 동일한 기술에 접근할 수 있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다면, 비용과 가격은 떨어지고 결국 생산성의 이득은 모두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다.

———-

버핏이 버크셔를 인수한 후 20년 동안 같은 업종인 벌링턴은 기계와 장비를 현대화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자본 지출에 약 3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그런데도 벌링턴의 주가 수익률은 시장 수익률에 훨씬 못 미쳤다. 버핏은 “주주들에게 이런 절망적인 결과는 너무 많은 인력과 에너지가 결점투성이인 영역에 적용될 때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기업뜰이 모두 자본 지출을 하고 있으니 우리도 자본 지출을 해야 한다”고 경영진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쉬울지 모른다. 그러나 소비자의 요구와 기술은 변하기 때문에 오늘의 웅대한 프로젝트가 미래에는 몸집만 비대하고 쓸모없는 고철덩어리로 돌아올 수 있다.


자본투입 대비 열악한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을 절망에 빠트리는 기업들 중 의외로 혁신적인 기술력과 도전정신으로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첨단기술, 혁신, 도전, 업계를 선도하는 리더,, 이런 수식어가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나 종업원들에게는 자부심의 근거가 될 수 있겠지만, 투자자에게는 그러한 도전과 경쟁을 위해 엄청난 자본이 계속 투여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들리게 될 수 있기 때문이죠.

놀랍게도, 이러한 원리는 현재에도 유감없이 위력을 발휘하며 각종 첨단 산업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투자자의 관점에서 기업을 바라볼 때 중요한 건 해당 산업섹터 내에서 그 기업이 살아남아 돈을 벌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끌어와 사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되어야 할것입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