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코노미스트나 예측가들이 과거의 패턴을 거울삼아 현재 경기침체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성상현 과장의 주장은 매우 이색적입니다. 영상 중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과거의 패턴에 메몰되어 생각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2020년 코로나 판데믹 이후 미 정부는 어마어마한 돈을 시장이 아닌 정부의 재정집행을 통해서 풀어왔습니다. 계획적이고 장기적인 국가경쟁력의 재고에 필요하다 판단된 AI와 반도체 산업, 그리고 인프라 재건에 쏟아부은 어마어마한 돈이 시장에 바로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은 쉽게 통제될 수 있었고 AI를 비롯한 국책사업과 연관된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주도주 역할을 하며 엄청나게 상승할 수 있었습니다. 미 행정부의 극도로 정교한 자금발행과 국채조달계획은 지금까지 별다른 부작용 없이 경기를 부양해왔습니다.
그렇게 정부주도의 계획에 의해 의도적으로 부양되어왔던 경기가 모처럼 “정상화”되어가는 것을 경기가 식어간다며 “경기침체”라고 단정하는 건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 실수가 될 수 있다는 게 성상현 과장의 생각입니다. 즉 지금의 경기둔화 움직임은 경기침체를 향한 첫단계가 아닌 경기과열의 정상화를 암시하는 신호로 보자는 것이지요.
중요한 건, 이러한 정상화 과정이 언제까지 지속되었다가 마침내 경기를 바라볼 수 있는 제대로 된 신호를 확인할 수 있느냐인데, 올해 연말로 보고 있더군요. 그의 생각이 맞다고 한다면 우리는 대선이 끝나고 새로운 정권이 출범한 이후에나 미래를 정확히 알려주는 경기지표를 확인할 수 있는것이겠지요.
그렇지만, 아무리 날고 기는 미 행정부나 연준도 자신들이 미처 통제하지 못하는 돌발변수들에 의한 시장의 변동까지 막아낼 수는 없습니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 정치적으로 트럼프의 당선가능성 증가와 그의 엔화가치에 관한 논란성 발언 등으로 미국채 금리와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일본 중앙은행의 긴축정책까지 겹쳐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의 엔화강세가 갑작스레 발생했던 지난 8월달과 같은 상황에서의 주식시장 변동성은 미 행정부나 연준 중 누구도 예상하거나 통제할 수 없었을겁니다.
그렇기에 정치적으로 통제력을 상실하기 쉬운 선거 전후의 상황이 항상 위험한 국면인 것이고, 이미 초과발행한 단기채 액수로 인해 당분간 유동성에 균열이 갈 수도 있는 상황등과 같이 분안한 요소들은 지난 8월달에 못지 않게 산적해있는게 현실입니다. 그렇게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유”로 인해 연준과 미 행정부마저 “통제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면 그게 언제든지난 8월을 가뿐히 뛰어넘는 패닉이 올 수도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성상현 과장이 강조하고 있는 내용들을 숙지한 사람들이라면 최소한 현정권이 건재하는 당분간은 경기침체나 금융위기가 더이상 “필연”이나 “예정된 운명”이라는 주장에 함부로 동조하거나 맹신하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