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변화와 기밀은 예측할 수가 없다.
억누르는가 하면 펴 주고, 펴 주는가 하면 억누르니
영웅을 손아귀에 쥐고 흔들며
호걸의 위상을 뒤바꾼 역사에 잘 나타난다.
군자는 역경이 찾아와도 순순히 받아들이고
편안하게 지낼 때도 위태로울 때를 대비할 따름이니
하늘이라도 군자에게는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채근담 69편
채근담에 나오는 군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주자연은 물론이거니와 사람 사는 세계의 변화무쌍함 또한 누구도 감히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러한 변화무쌍한 섭리의 예측불가능성은 사람들에게 당혹감과 시련을 줍니다. 시대를 호령하는 영웅과 호걸조차 역사의 격랑 속에서 성패가 뒤집히고 흔들립니다. 세상을 다 얻은 것같은 횡재를 얻다가도 아무것도 아닌 일로 넘어져 평생의 공든 탑이 무너져서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고 추락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지요.
그럼에도 이러한 변화무쌍함과 예측 불가능성이 사람을 전혀 흔들지 못하는 경우가 존재니, 그것이 진정한 군자의 풍모입니다. 역경이 찾아와도 순순히 받아들이고, 순풍이 불어와 편안한 상황에서도 위태로울 때를 대비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하늘이라 할지라도 군자를 흔들거나 당황하게 만들 수 없습니다.
이는 투자의 세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공적인 투자자는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을 힘써 통제하고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은 담담이 받아들이고 항상 이에 대비합니다. 방식에 상관없이 장기간 꾸준한 수익률을 이어가는 기적같은 투자구루들을 지켜보면 가히 군자의 그것과 같은 평온함이 항상 존재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항상 최선을 다하며 어찌 할 수 없는 요인들로 실패하고 위기에 봉착하더라도 오직 자기 자신이 잘못 한 것은 있는지, 혹시 더 발전시키고 개선할 것은 있는지를 살피되 운명 탓, 재수 없는 탓, 세상 탓을 하거나 넋두리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닮아가려 노력하는 군자의 경지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