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집이라도 정갈하게 마당을 쓸고 가난한 여자라도 정갈하게 머리를 빗는다.
설령 외모가 깔끔하고 예쁘지 않더라도 기품은 절로 고상하고 풍치가 있다.
사람이 한때 궁핍하고 실세한 처지가 됐다고 하여 바로 좌절하여 나태해지면 그게 될 말인가?
채근담 85편
사람이 큰 일을 당해 궁핍하거나 힘을 잃고 곤경에 떨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런 일을 당하고 다 끝났다 좌절하고 낙담하면 누구라도 자포자기로 자기 몸을 아무렇게나 굴리고 게으름만 피우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합니다. 사실 저 자신도 어려운 일을 당해 당장 궁핍해지는 지경에 빠진다면 그러지 않겠다 자신있게 말하기는 어려움을 고백합니다.
다만, 큰 곤경에 빠졌을 때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발버둥으로서 집을 정갈하게 청소하고 용모를 단정히 하며 마음으로 기품을 유지하기 보다는, 그저 그러한 곤경이 나의 영혼과 나의 본질, 그리고 나의 신앙까지 변질시킬 때가 비로서 나 자신이 추락한 것임을 깨닫고 나 자신을 지키며 스스로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의 의미로 부지런히 내 집과 용모, 그리고 마음을 정갈하게 청소하는 습관을 들여봅니다.
어떤 곤경도 부단히 노력하며 나 자신을 정갈하게 함으로서 마음을 지키려는 태도를 끝까지 잃지 않고 결국에는 그러한 태도가 나의 신조와 성품 그리고 좋은 습관들로 뿌리내리게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