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게 복을 아주 적게 준다면 나는 나의 덕을 두텁게 길러 복을 맞아들이리라.
하늘이 나의 몸을 힘들게 한다면 나는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먹어 몸을 도우리라.
하늘이 내게 액운을 보낸다면 나는 내가 갈 길을 시원하게 뚫어 통하게 하리라.
그렇게 한다면 하늘도 나를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을 것이다.
채근담91편
신앙인이든 아니든 우리가 하늘에 무언가를 기원하고 빌 때에는 보통 복을 내리고 화를 피하기를 바라게 됩니다. 그런데, 가만히 따져 본다면 이 세상에서 복과 화는 내가 얼마나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대비하는가에 따라 영향을 받기도 하고, 내가 어떤 마음과 태도로 복과 화를 맞이하는가에 따라 결과가 너무 크게 갈리게 됩니다.
내가 복을 받아도 이를 경박하게 자랑하고 오만하게 산다면 나에게 내려온 복이 아무런 의미가 없을것이며, 설령 화를 입더라도 내 마음을 편하게 먹고 의연하게 대처하며 최선을 다해 대응하다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새로운 기회가 찾아오거나 어느덧 화를 극복하고 나서 더욱 성숙해진 인격으로 성장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 세상 어떤 신앙 속의 신적 존재도 복을 애걸하는 자에게 복을 주지는 않습니다. 또한 이를 본체만체하는 자에게 재앙을 내리지도 않지요. 하늘은, 그리고 세상은 사람이 바라고 기도하는 방향대로 따라오지 않습니다.
성경 말씀에도 빌립보서 4장 6,7절 말씀에 기도의 효용과 목적에 대해 정확하게 언급하고 있다는 걸 기억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구하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오직 자신의 복을 기원하기 위해 신앙을 하는 이들에게 돌아올 열매는 없습니다. 기도하고 간곡히 구하였는데도 주지 않는다 하늘이나 신에게 불평하고 원망하다 결국 저주까지 퍼붓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진정 어리석고 불쌍한 사람입니다. 더 나아가 내가 기도하였더니 얻었다며 “구하라. 그리하면 주실 것이다”라는 말씀을 부여잡고 허구헌날 복을 달라, 화를 거두시라 기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는 맹신이며 이로 인해 언젠가는 올무에 걸려 넘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