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락하여 쓸쓸한 형편은 번성하여 충만한 상태 속에 이미 들어있고
새롭게 일어날 기운은 시들어 떨어지는 상태 속에 이미 들어있다.
따라서 편안히 지낼 때는 마음을 단단히 붙잡아 후환을 걱정하고
변화에 직면할 때는 백번이고 참으며 성공을 도모해야 한다.
채근담 118편
내가 모든 일이 잘 풀리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으며, 앞으로의 일에 별다른 걱정이 없다면, 이미 그러한 만족스런 상태 안에 쇠락하고 쓸쓸한 형편이 숨어서 다음차례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사람이 때를 얻어 어떤 경우엔 잘 나가고, 어떤 경우에는 일이 안풀리는게 아니라, 인생 그 자체가 흥망성쇠를 하나로 묶어 그 자체를 인생의 본질로 여기고 각각의 국면이 변화할 때 당황하거나 요행이라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지금 상황이 좋으나 안주하지 말고 대비하는 것, 지금 상황이 답답하고 구석진 곳으로 몰리는 때 절망하지 않고 참으며 도모하는 것, 이 모든 것이 일상의 일부분인 듯, 숨쉬듯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습관처럼 나의 몸에 체화시키는 것이 진정한 발전이자 진보입니다.
좋은 때에 성장하여 부자가 되고 높은 신분을 얻게 되는 것을 발전과 진보라 생각하거나, 어려운 일을 당해 가난하고 병들어 고통당하는 것을 퇴보나 정체라 생각하는 것은 인생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허비하는 잘못된 태도라는 것입니다.
결국, 진정한 승리는 힘들 때나 좋을 때나 내 마음이 별다른 변화가 없이 평안하되 부단하게 물갈퀴를 휘저어 고고하게 떠있는 백조처럼 부지불식간에도 내 마음을 부지런히 움직여 다음 국면을 대비하게 하는 습관이 체화된 “부지런하면서도 평안한 자태”야 말로 진정한 승리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