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심을 극복하고 사욕을 제어하는 능력을 두고
어떤 이는 사욕의 해악을 빨리 인식하지 못하면
제어할 힘을 쓰기가 쉽지 않다 말하고
어떤 이는 해악을 철저히 인식했다고 해도 그 유혹을 참아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대개 인식력은 악마를 비춰보는 한 알의 밝은 구슬이요
제어력은 악마를 베어 없애는 한 자루의 지혜로운 칼이다.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도 없어서는 안된다.
채근담 126편
내 마음 속에 삿된 욕심이 번지기 시작한다는 걸 아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언제나 작은 마음의 틈에서 시작하는 게 삿된 마음, 즉 사심이기 마련입니다. 자그마한 욕심, 사소한 것이지만 탐하는 마음, 찰나의 순간 떠오르게 되는 게으른 마음, 뭔 가 일이 너무 잘 되고 술술 풀리는 기쁜 상황에서 한 켠에 드는 오만한 마음,,,
종이장 같이 얇은 마음의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사심을 처음부터 알아차리는 게 정말 쉽지 않습니다. 결국 조짐을 빨리 인식해서 적기에 대처할 수 있게 해주는 인식력이 제어력 그 자체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제어력 또한 중요한 능력임은 당연할 것입니다.
사실, 채근담에서는 인식력과 제어력이라는 기능 위주로 두가지 힘이 서로 다른 별개의 것으로 다루고 있지만, 현대 심리학서는 이 두가지 기능이 모두 하나의 뇌기능에서 나온다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것은 자기객관화, 이른바 “메타인지”로 자신을 하나의 객체로 인식해 자신의 심리상태나 육체적인 상태를 객관적으로 점검해 올바르게 조정하는 인지능력이 그것입니다.
이러한 메타인지력을 키우고 나 자신을 항상 안정적이고 사심에서 자유로운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비켜나서 차분하게 자신을 관조하고 점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