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노릇에 진실하고 정성스러운 마음이 한 점도 없다면
이는 곧 하나의 비렁뱅이일 뿐이라 어떤 일을 하든 모두 헛짓이다.
세상을 헤쳐 나감에 원만하고 활달한 정취가 한 가닥도 없다면
이는 곧 하나의 나무 인형일 뿐이라 어디를 가든 장애물에 부딪힌다.
채근담 150편
사람이 매사 모든 일에 진실하고 정성스러울 수 있다면 그는 사람이 아니라 신이라 불리워도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그만큼 인간인 우리의 현실은 시궁창입니다. 정말 “단 한 점의”진실하고 정성스러운 마음만 있어도 진정 사람 노릇을 함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한 때 열정과 포부로 “진실한 삶을 살겠다” 외쳐보지만, 그러한 포부가 실천으로 이어지는 건 어렵고, 그 마음이 평생 끊어지지 않고 면면히 이어져 결실에 이르는 사람도 눈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결국에는 자신의 본능과 세상의 고단함에 무뎌지고 무너져, 어느새인가 단 한 점의 진실과 정성스러운 마음조차 남아있지 않은 채 비렁뱅이나 마찬가지인 삶을 사는 사람이 사방에 널려있습니다.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안타까운 삶을 사는 사람들을 탓하고 나무랄 건 아닙니다. 우리 사회가 그렇게 말초적인 자극이나 헛된 것만 좇는 사람들을 방치하고 책임감을 지닌 시민보다 생각없는 대중을 양산하고 있는 탓이 큰 것이지 안타까운 삶을 사는 사람들 제각각이 못나서 그러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이 순간 해야 할 일은 온갖 말초적이고 즉흥적인 자극들을 멀리 하고 인형처럼 살고 있는 지금의 나 자신이 정말 이대로 문제가 없는 것인지 돌아보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정말 이대로는 안된다는 사실을 직시하는 데 성공했다면 그 절박함 속에서 내 삶을 열정으로 불태울 한 조각이 진실이 솟아날 것이며, 그러한 진실이 내 마음 속에서 자리잡고 있는 한 내 마음이 다시 예전처럼 허탄하고 안타까운 인형으로 전락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인생을 부유하게 사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것보다 나을 수 없으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 고통과 고난 중일지라도 내 삶의 주인으로 진실과 자유를 누리며 사는 것보다 결코 나을 수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