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 생각으로 귀신의 금기를 범하기도 하고
한마디 말로 천지의 조화를 깨뜨리기도 하며
한 가지 일로 자손에게 재앙을 빚어 주기도 한다.
가장 절실하게 경계해야 할 일이다.
채근담 152편
맥아더 장군이 작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해도 경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을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만큼 “경계”라는 행위의 중요성은 두말 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어쨋던 채근담에서 경계하라고 조언하는 세가지는 생각과 말, 그리고 일(행동)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행동과 말을 경계하는 건 충분히 목표로 삼아 노력해볼 수 있지만, 생각마저 경계를 서는게 과연 실천할 수 있는 영역인가 고민이 됩니다. 우리의 생각 하나하나까지 어떻게 통제를 하고, 그 통제에서 벗어나는지를 경계할 수 있는지,,, 그정도면 가히 병적인 강박증이라 지적해도 할 말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왜 우리의 “생각”까지 경계해야 하는지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첫번째로, 우리들이 “경계”라는 행위를 할 때 주의하고 또 주시해야 하는 대상은 거창하고 어마어마한 변화나 이레귤러한 신호가 아닙니다. 아주 작고 사소한 변화와 조짐을 빠르게 발견해서 대비해야 큰 비용을 감당하지 않고 조기에 효과적인 대응을 해낼 수 있거든요. 그렇게 아주 작고 사소하지만, 커다란 균열의 징조가 될 수 있는 것에 해당하는 것은 우리의 행동이나 말 보다 단연코 우리의 마음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마음을 주시하고 경계해야 할 가치는 충분합니다.
두번째, 우리가 우리의 말과 행동, 그리고 생각을 “경계”하는 것에 지나치게 많은 수고와 강박에 가까운 집중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여기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의 말과 행동, 그리고 생각을 경계하는 것은 특별한 의식 없이 “무심코”, 평소의 “버릇”에서 실수가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가 우리의 버릇, 즉 습관을 고치고 개선할 수 있다면 끊임없이 편집적으로 고통을 감내해가며 경계할 필요가 없습니다. 절실한 마음으로 경계하며 좋은 습관을 우리 몸에 익혀가기 시작한다면 생각보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고통을 참으며 인내하더라도 우리는 실수하거나 실족해 넘어지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우리의 행동과 말, 심지어는 순간적으로 떠오르다 사라지는 상념의 단편 한조각까지도 경계하며 삼가며 우리를 감시하고 훈련시키는 도전은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과업이며 우리에게 꼭 필요한 도전이 될 것입니다. 군인은 한 번만 경계에 실패해도 용서받지 못하고 처벌받지만,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경계하는 데 한두번 실패하더라도 스스로를 책망할 이유가 없습니다. 실패하면 다시 도전해서 기어코 성공해서 습관으로 정착시키면 되는 겁니다.
부디 자신감을 가지고 지금 이 순간부터 실천하고 도전하는 계기가 된다면 기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