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양명 선생은 이렇게 말했다.
“제 집에 무진장 쌓인 보배는 버려둔 채 이집 저집 밥사발 들고 거지행세 하는구나”
서암수 선사는 이렇게 말했다.
“벼락부자가 된 거지야 뉘 집 아궁이인들 불 지피면 연기 안날까?”
앞으 잠언은 제가 가진 재능을 모른다고 꼬집었고
뒤의 잠언은 제가 가진 재능을 자랑한다고 꼬집었으니
학문하는 사람이 절실한 경계로 삼기에 알맞다.
채근담 158편
자기가 가진 재능을 모르고 있는 사람과, 자기 재능을 자랑하는 사람은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이 두 사람은 같은 사람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왜 자기 자신이 가진 재능을 모르고 있는걸까요? 이는 자신이 어떤 재능이 있는지 알아보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은 사람이거나, 이미 자기가 개발되어 있는 재능 한두가지가 너무나 자랑스럽고 대단하다 생각한 나머지 추가로 다른 재능을 알아보려 시도할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게으르거나 너무나 오만한 사람,,, 이 둘이 과연 다른 사람일까요?
자신이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고,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시도하고 도전하며 시련을 이겨내가며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한 노력을 멈추는 사람은 그 이유가 게으름이든 오만함이든 상관 없이 결과적으로 “안주”하는 사람이라는 면에 있어선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결국, 안주하는 사람은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 모르거나, 가지고 있는 재주를 자랑하고 거기에 만족하는 사람입니다. 이러한 깨달음은 현실에써 우리에게 매우 유용합니다. 나 자신이 지금 안주하고 있음에도 스스로는 그렇다고 느끼지 못하고 스스로를 잘못 알고 있는 경우, 이를 깨닫고 돌이키기 위해서 점검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느끼기에 내가 가진 재능이 일천하고 부족하다 느끼고 있다거나, 스스로의 재능이 만족스럽고 대단하다고 느끼고 있다면, 바로 그걸 느낀 순간 내가 지금 안주하고 있는 건 아닌지를 돌아보고 곧바로 고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 더 나아가지 못하고 정체하거나 퇴행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