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자락을 아름답게

하루해가 저물었으나 저녁 안개와 노을은 오히려 찬란하고

한 해가 저물어 가나 등자와 귤은 한결 더 향기롭다.

그러니 일의 마무리나 삶의 끝자락에 이르렀어도

사람은 다시금 백배나 정신을 차려야 옳다.

채근담 197편


하루 해가 저물었지만 잠들기 직전까지 나의 하루가 찬란하게 빛나길 바랍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사실 하루 해가 저물기 전 활동해야 하는 시간 동안 내가 얼마나 열심히 시간을 보냈는가가 중요합니다. 하루 내내 게으르고 미망에 빠져 시간을 허비했는데 해가 저문 다음에야 “어이쿠!!” 소릴 지르며 무얼 해봐야 수습하기엔 늦습니다. 하지만, 해가 저물었고 그 동안 내가 게을러 빠졌다는 사실을 이제 깨달았다고 해서 오늘 하루를 온전히 포기하고 얼마 남지 않은 시간마저 힘써 수습하려 하지 않는다면 그날 하루는 나에게 아무 의미없는 쓰레기로 남겨지는 셈입니다.

삶의 끝자락에 서서 지난 인생을 바라볼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동안 열심히 나 자신의 삶의 의미를 채우고 가족, 동료들과의 관계를 지키고 가꾸기 위해 치열한 시간을 보냈다면 그 자체가 나의 보람이자 향기롭게 숙성된 내 인생의 열매일 것입니다.

하지만 지내고 보니 그 동안 운이 나빠서, 불행한 일과 역경을 미처 극복하지 못하고 상심해서, 아니면 무엇이 중요한 줄 모른 채 엉뚱한 것만 쫓아다니다 시간을 허비해서 혹여 삶의 끝자락에서 내게 남겨진 게 없더라도 실망하거나 자포자기 한 채 그나마 남겨진 시간을 포기한 채로 산다면 그것이야말로 “정신차려라 xx야!!”라고 꾸짖음을 들어 마땅한 실수일 겁니다.

결국, 오늘 하루 어땠는지 생각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을 변명하지 말고 치열하게 보내야 합니다. 지금까지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돌아보는 것보다 지금 이 시간 정신 차리고 나와 내 주변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동안 내가 쌓아온 게 많다고 자만하지 말고, 모아놓은게 없다고 좌절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 정신 차리는 것부터 단단히 챙겨봅시다.

모두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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