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질이 고상한 취미이기는 하나
그래도 죽이고 살리는 권세를 쥐고 있고
바둑이 청아한 오락이기는 하나
그 또한 싸우고 다투는 마음을 일으킨다.
일을 즐기기보다는 일을 줄여서 여유롭게 사는게 더 낫고
재능이 많기보다는 재능이 없어서 천진함을 보전하는게
더 낫다는 점을 알게 됐다.
채근담 후집 2편
설령 낚시라 할지라도 누군가를 죽이고 살리는 것에 익숙해지지 않기를 다짐하며, 설령 바둑같은 오락이라 하나 싸우고 다투는 마음을 잠재우려 노력하겠다 마음먹는 것, 일을 줄여 여유롭게 사는 것을 지향하고, 재능이 많아 성공해서 떵떵거리며 사는 것보다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는 것이 더 낫다는 걸 깨닫는 것.
이는 지혜있는 자가 나이가 들어 자신의 지난 날을 관조한 끝에 얻을 수 있는 지혜이자 깨달음일 것입니다. 젊고 혈기 넘치는 이에게선 이런 생각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지금의 제 자신이 저정도의 깨달음을 얻어 실천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젊었을 때부터 항상 달고 다녔던 “조급함”이 바로 저런 미숙함에서 나오는 모습이라는 걸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더더욱 내 안에서 조급함과 다투는 마음을 지우기 위해 노력하겠다 다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