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석화 같은 짧은 삶에서 길고 짧음을 다투니
얼마나 긴 세월을 산다고 그러는가?
달팽이 더듬이 같은 좁은 곳에서 세고 약함을 겨루니
얼마나 큰 세계를 차지한다고 그러는가?
채근담 후집 13칙
우리는 길고 짧음을 다투는, 그러니까 경쟁을 하며 살아갑니다. 우리 사회는 참으로 경쟁에 메몰된 나머지 아이들조차 경쟁에 내몰려 살아가고는 합니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 경쟁에 밀려난 이들을 보듬는 것에 관심이 없는 끔찍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요. 분명 문제가 많은 사회이고, 더이상 이대로는 안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충분한 현실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경쟁이 없는 사회가 존재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경쟁이 필요없는 사회가 과연 건강한 사회인지도 생각해보면 문제가 간단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공산주의가 붕괴한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공산주의 시스템이 사회구성원들의 경쟁심리를 거세했기 때문이니까요.
그렇다면 경쟁은 하되, 경쟁에서 밀려나도 불행해지지 않는 사회가 바로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사회이자 공동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경쟁하며 정정당당히 승부하되 승부를 떠나 함께 협력하며 발전을 도모하는 사회가 성과를 내며 발전하는 사회일겁니다.
사회적으로도 그렇지만 지금 이 순간 나 자신 또한 경쟁에서 이겨 잘살든, 경쟁에서 밀러나 못살든 유쾌하게 지내는 것이 손해보지 않고 사는 방법일 것입니다. 웃지 않는 시간은 그만큼 손해이고, 웃고 즐기지 않는 자는 어리석은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