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정리정돈

숲속의 샘과 바위 사이를 거니노라면

때 묻은 마음이 점차로 사라지고

서책과 그림 사이에서 서성대다 보면

저속한 기운이 저도 모르게 수그러든다.

따라서 사람은 사물에 정신이 팔려 본심을 잃어서는 안되지만

늘 다른 환경으로 바꿔 마음을 달래도 좋다.

채근담 후집 45편

요즘 일이 많고 바쁘다는 핑계로 생산적인 일들을 등한시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사색과 성찰을 하는 시간이 거의 없다시피 되었습니다. 결코 방관해서는 안되는 일이고, 즉시 고쳐야겠지만, 게으르고 나태한 성품은 끊임없이 변명을 만들어내면서 자기합리화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나 자신을 깨워줄 건전한 변화와 자극이겠죠. 숲속을 찾아가 맑고 아름다운 샘과 바위 사이를 산책하다보면 저속하게 행동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고, 비로서 진심을 다해 나를 바꿔나갈 첫단추를 채워나가게 될 수 있을겁니다.

그렇기에 여행과 탐험은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겠지요.

집 안에서 나의 의도와 뜻대로 정갈하게 정리되어있는 나만의 공간에서 적막에 묻힌 채로 책과 그림에 둘러싸여 있다면 저절로 나 자신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을겁니다.

중요한 건 나 자신의 마음을 직접 다잡는 것은 쉽지 않아도 나를 둘러싼 환경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정돈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겁니다. 내가 계속 실패를 거듭하고, 그러한 실패가 내 마음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데에서 기인하는 상황이라면, 가장 쉽고 확실한 출발점은 바로 이런 것들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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