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하면서 잊으면 안되는 가장 중요한 화두를 꼽자면 “우리는 미래를 알 수 없다”는 명제일겁니다. 우리는 미래를 결코 알 수 없기 때문에 투자를 할 때 절대 해서는 안되는 금기가 존재합니다.
우리는 미래를 알 수 없기 때문에 투자에 정답을 찾아갈 수 없지만, 명백히 잘못된 길을 깨닫고 그러한 오답을 피하기만 계속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투자자에게 주어진 가장 크고 확실한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미래를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 어떻게 투자로 성공해 돈을 버는 길로 연결시킬 것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면, 워렌 버핏을 되새겨야 합니다. 워렌 버핏이 찍은 종목들을 죄다 성공해서 지금같은 막대한 부를 창출했던 게 아닙니다. 워렌 버핏은 평생 500개 기업에 투자했지만, 큰 수익을 거두었던 종목을 10개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이 또한 2,000년 이전의 투자였습니다. 또한, 2010년 이후에는 시장수익률과 비슷한 평균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워렌 버핏도 미래를 전혀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여기서 절대 해서는 안되는 오답이란 뭘까요? 도박하는 심정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종목들을 가치 따지지 않고 몰빵으로 투자하는 게 오답일겁니다. 현재 어마어마한 성장을 이루며 공룡기업이 된 아마존도 닷컴버블 붕괴 시 주가가 최고점 대비 95% 하락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정말 운이 좋았던 게 2000년 2월 경 아마존의 재무담담자가 뭔가 쎄한 느낌을 가지고 미리 7억달러 정도의 자금조달을 해놓지 않았다면 닷컴버블 붕괴 때 그냥 회사가 공중분해 됬었을거라는 점입니다.
아마존이라는 성장주로서 거대한 성공사례조차 순전히 운과 우연의 힘으로 살아남아 성공할 수 있었던 거지요. 그런데, 변동성 높은 특정 성장주 두세개에 투자자금 대부분을 몰빵한다면 언제든 쪽박을 차게 될 수 있습니다. 그게 언제가 될지 또한 모르는거지만, 최소한 투자를 오래 지속하면 할수록 그렇게 쪽박을 차게 될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게 되는거지요. 그렇게 한 번 망하면 다시 일어서는것도 힘들거겠구요.
굳이 위험한 성장주만 미래의 예측불가능성에 영향을 받는게 아닙니다. 한 국가의 경제나 금융시장은 그 거대한 규모만큼이나 복잡하게 얽혀있는 복잡계이기 때문에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다만, 종목 한두개 보다는 테일리스크가 더 작기 때문에 일견 안정적인 것처럼 보일 뿐이지요. 미국 독립전쟁 댕시 롱아일랜드 전투에서 영국 함대가 순풍을 맞아 북상할 수 있었다면 미국이라는 나라는 지금도 존재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국가 자체마저도 하나의 작은 사건이나 변동에 의해 존립여부가 달라지는데, 그런 국가의 경제 전반이나 금융시장은 더 말할 것도 없지요.
때문에 리스크와 변동성을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관리하려는 시도는 모든 투자자에게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리스크를 최소화 해야 할지에 대해선 각자 고민할 영역이겠지만, 최소한 수익률에 대한 욕심보다는 훨씬 더 깊고 진지하게 리스크를 줄이고 대응하는 것에 대해 고민할 수 있어야 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