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집착과 조바심이 사람을 망친다.

이루어 놓은 것은 반드시 무너진다는 것을 안다면

이루려고 애쓰는 마음을 지나치게 굳게 갖지 않는다.

살아 있는 것은 반드시 죽는다는 점을 안다면

목숨을 보전하는 방법에 지나치게 속 태우지 않는다.

채근담 후집 62편


사람이 무언가에 지나치게 집착하다 결국 추해지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그러한 집착 중에 가장 큰 두 가지가 “살고 싶다”는 생존에 대한 욕망, 그리고 내가 죽더라도 남겨진 사람들이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할만한 “큰 업적을 이루고 싶다”는 업적에 대한 욕망은 어찌 보면 우리가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가장 근본적인 욕망이자 동기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존엄하고 초탈한 모습을 유지하겠다는 유치한 욕망 때문에 그러한 집착을 자제하고 조심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죽음을 맞이하거나 그에 못지 않은 질병이나 사고를 당해 고통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 인생에서 참으로 불행하고 안타까운 순간일겁니다. 또한, 우리가 엄청나게 고생해서 일구어낸 업적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런 실패 중에서도 내 가족이 잘못되는 가장 끔직한 형태의 실패가 나에게 찾아온다면 얼마나 허망하고 절망스러울지 상상조차 버거울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일을 피할 수 없습니다. 특히 나와 내 가족의 죽음은 아무리 늦춰보려 해도 결국에는 반드시 찾아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지요.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하나 밖에 없습니다. 거기에 지나치게 마음을 써서 다른 중요한 일을 못하는 낭비와 소모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가장 피해야 하는 나쁜 습관들 중 가장 안좋은 것이 “완벽주의”입니다. 내가 완벽해야 하고, 내가 해낸 업적에 흠결이 없어야 한다는 집착이 결국에는 돌고 돌아 스스로 파멸의 구렁텅이에 빠지도록 몰아가는거지요. 그렇다고 해서 내가 병들거나 사고가 나지 않고 조심하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노력하고 조심하되 마치 여기서 더 빡세게 집착하면 영원히 죽지 않고 별 탈 없이 살 수 있을것처럼 착각해서 편집증을 일으키지 말자는 것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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