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목은 잎이 시들어 떨어지면
바로 뿌리에서 싹이 트고 이삭이 나온다.
추위로 꽁꽁 얼어붙은 계절이 돼도
동지에는 결국 재가 날면서 양기가 돌아온다.
만물이 시드는 때도 만물을 살리는 생기가 늘 작동하니
이것을 보면 천지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
채근담 후집 112편
자연의 순리를 단순히 한 생명의 죽음이 다른 한 생명의 탄생을 불러온다는 식으로 요약해서 이해하는 건 정확한 이해가 될 수 없습니다.
세상 만물이 시드는 때가 있으며, 그렇게 시드는 것이 또한 새 생명을 잉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순환론으로 세상을 이해한다면, 나 자신은 그저 거대한 수레바퀴가 돌아가는 가운데 작고 의미없는 먼지 한 톨, 톱니 한칸만도 못한 것으로 남아있을 뿐입니다.
세상 만물이 시들어 죽어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 자신이 시들어 죽어가야만 비로서 열리는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을 때 내가 살아있는 시간을 온 힘을 다해 노력하고 애써야 하는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세상 만물이 어찌 되는것은 나에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나 자신이 시들어감으로서 잉태되는 누군가의 삶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을 때 비로서 내 삶에 진정한 의미를 인지하게 되는 걸 깨달을 때 진정한 세상과 자연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