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태어날 때 어머니가 위험하고
금전이 쌓이면 도둑이 엿보니
기쁜 일에는 으레 근심이 따른다.
가난해지면 씀씀이를 절제할 수 있고
병이 들면 몸을 보전할 수 있으니
근심에는 으레 기쁨이 동반한다.
그러니 통달한 사람은 순조로움과 역경을 같은 것으로 보고
기쁨도 슬픔도 모두 잊어버린다.
채근담 후집 120편
몸이 아프면 몸을 보전하게 되고, 가난해지면 씀씀이를 절제하게 된다는 아이러니는 “나 자신의 의지와 절제력이 한없이 약하고 부족하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성립되는 명제입니다. 안타깝지만, 그러한 전제는 제게 충분히 성립되는 전제입니다. 나는 스스로의 의지력이 너무나 부족하고, 나 자신을 컨트롤하는 데 항상 실수하며 부족함을 느끼는 약한 존재임을 번번히 고백하고 인정하는 약한 존재입니다.
금전이 쌓이면 도둑이 엿보며 기쁜 일에는 으례 근심이 따른다는 이야기도 하나의 전제가 필요합니다. “내가 행운과 성과 속에서 기뻐할 때 항상 방심하고 경계심이 흐트러지기 쉬운 어리석은 존재다”는 것이 사실일 때에야 비로서 기쁜 일에도 안심하고 즐거워하지 못하고 언제 무슨 안좋은 일이 터질지 몰라 불안해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진정 이 모든 일에 기쁨도 슬픔도 잊고 진정한 평상심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비상한 각오와 절박한 심정으로 내 성품을 완성하고 항상 경계하며 조심해야 할 것이며, 설령 모든 것을 지켜 행하지 못해 또다시 예전의 못난 모습으로 돌아가더라도, 낙담하지 않고 나를 완성해나가야 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