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하늘을 삼킬 듯 거셀 때
배 안에 있는 사람은 두려운 줄 몰라도
배 밖에 있는 사람은 등골이 오싹해진다.
술꾼이 만취해 좌중에 욕설을 퍼부을 때
동석한 술꾼은 그를 만류할 줄 몰라도
술자리 밖에 있는 사람은 혀를 끌끌 찬다.
따라서 군자는 몸이 일 가운데 있더라도
마음은 일 밖으로 벗어나 있어야 한다.
채근담 후집 131편
당사자는 미혹에 빠져 알 수 없는 것들을 방관자는 훤히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둑을 두고 있는 이보다 훈수를 두는 이가 바둑판의 추세를 더 잘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죠.
중요한 건 머리로 이를 알아서 조심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머리로는 이런 이치를 기억하고 염두에 두고 싶어도 일에 몰두하게 되면 어느새 세상 모든 것이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는게 사람의 본능입니다.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일 밖으로 벗어나서 나를 관조하기 위해서는 일을 하는 동안에 조심하는 것보다, 그 일을 하기 전 준비단계에서 이를 떠올리고 삼가며 조심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술에 만취해 있는 동안 뭇 사람들이 혀를 끌끌 찰만한 일을 하지 않도록 아무리 조심해도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반면, 술자리에서 취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훨씬 더 편하고 효과적인 조치인 것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이를 교훈삼아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명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