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진 속에서 분주히 사는 사람은
마음이 용렬해지고 뜻이 박절해져서
백 년을 황망하게 한순간처럼 보낸다.
산수 속에서 여유롭게 사는 사람은
잡념이 사그라들고 욕심이 사라져
하루를 살아도 소년 때처럼 참되다.
솔직히 말해서 시골에 산다고 정말로 하루를 살아도 소년 때처럼 참되게 사는 건 아닙니다. 제 직장이 시골이고, 거기에 다니는 환자분들이나 가족들 모습을 보면 택도 없는 이야기죠. 중요한 건 장소가 아니라 마음이겠죠. 풍진 속에서 분주히 사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용렬해지고 뜻이 박절해지는 건 아닐겁니다.
다만, 저 자신은 바쁘고 분주히 세상을 살다 보니 정말로 마음이 용렬해지고 뜻이 박절해지는 걸 새삼 느끼게 되어 놀라고 부끄러울 때가 있습니다. 풍진 속에 사는 사람들, 바람 속 티끌처럼 어지러이 움직이는 우리들은 그러한 움직임에 휩쓸리다 마침내 마음이 꺽이고 세웠던 뜻은 의미없이 희석되어버리게 될 수 있습니다.
장소를 옮기고 환경을 옮기면 해결할 수 있을것 같아도, 한 번 무너진 마음과 희미해진 뜻이 다시 서는 건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내가 부대끼는 이 곳 이 세상을 떠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닐겁니다. 사실, 지금 이 순간 저 자신도 이러한 어려움에 고통과 좌절감을 느끼기에 더욱 절실한 마음으로 나의 마음과 뜻이 다시 설 수 있기를 기원하며 하루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