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무역이 해체되고 있다. 미국(트럼프)의 관세 협박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경제의 국가개입 조류가 커지고 있는데, 이는 중국의 국가자본주의로 인한 전 지구적 충격파에 전세계 국가들이 마찬가지로 국가자본주의 성향을 강화하는 대응을 하면서 만들어진 흐름이다. – 마이클 페티스
- 여기서 국가자본주의화란 용어는“국가 주도의 무역 왜곤 + 지속적 흑자국의 근린궁핍화 정책”으로 요약된다.
- 경제학자 리카도의 무역이론에 따르면 환율의 변화에 의해 무역수지는 자동적으로 균형에 다다른다고 하지만, 현실에선 교과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미국은 50년 연속 무역적자를 냈으며, 중국과 독일은 수십년 간 대미 무역흑자를 내고 있다. 리카도가 주장한 “자동균형”은 일어나지 않았다. 왜 경제학자들은 이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을까? 비교우위론에 의한 균형은 비현실적인 조건을 전제로 했을 때에만 성립하는 이론일 뿐이다. 서로가 필요한 상품이 있고, 그러한 수요에만 대응해서 물건을 만들어 판다면 비교우위에 의한 무역균형이 성립될 수 있다. 하지만, 필요한 수요보다 훨씬 많은 물건을 일방적으로 만들어놓고, 자국에서 소화할 수 없는 잉여 생산물을 떠넘기처리 하기 위해 다른 쪽으로 수출을 하는 경우엔 균형이 성립되는게 불가능하다.
- 국제수지 항등식은 회계적 진리로서 불균형의 필연을 역설하고 있다(페티스 항등식). “저축(S)이 투자(I)보다 많으면 남는 돈은 반드시 해외로 나간다. S-I=CA ”반대로 저축보다 투자가 많아 부족해진 돈은 무역적자로 나타난다. 그리고, 경상수지와 자본수지는 서로 더하면 반드시 0이 된다. 이는 피할 수 없는 회계적 항등식이다. 국내에서 남는 돈은 무조건 해외로 나간다. 이 두 식을 합치면 “저축-투자 불균형은 반드시 무역 불균형과 국경을 넘는 자본 이동으로 나타난다.”
- 중국 정부가 가계소득을 억제하면 소비가 줄어들고 저축 과잉이 유발된다. 저축 과잉은 무역흑자로 연결되며, 결과적으로 미국 국채와 같은 외국 자산과 외환보유고 등으로 쌓인다. 반면 미국은 그만큼 적자가 나고, 제조업 타격과 실업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적인 선택을 하게 되지만, 모든 선택은 결국 가계와 국가의 부채로 귀결된다. 이렇게 미국의 가계부채와 재정적자가 동시에 팽창을 해서 생긴 것이 2008년 금융위기였다. 2008년 금융위기는 단순한 금융규제 실패가 아니고 중국이 만들어낸 불균형을 미국이 부채로 흡수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가 그 바탕에 있었던 것이다. 이런 현상을 “근린 궁핍화”라고 한다. 이는 어떤 음모나 악의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회계적으로 한 쪽이 내수를 억누르는 순간 다른 쪽은 부채의 증가를 감수해야 하는 구조가 존재할 뿐이다.
- 로드릭의 글로벌화 트릴레마(불가능한 세계화의 삼위일체) : 한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의 경제적 주권, 깊은 글로벌 통합 세 가지를 모두 선택하는 건 불가능하며 둘 만 골라야 한다. 좀 더 높은 수준의 글로벌 통합을 선택한 국가(미국, EU 등)들이 경제적 주권을 중시한 국가(중국 등)들이 만들어낸 불균형을 흡수해가는 구조로 이해하는 것이 지난 동안의 경제 흐름을 파악하는 데 합리적이다. 이제는 그러한 흡수에 한계가 발생하기 시작해서 새로운 균형점이 짜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논리전개로 상황을 인식하는 것이 페티스의 주장이며, 영상의 후반은 중국, 독일, 미국 등의 사례를 들여다보면서 그러한 논리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중국을 비롯한 만성적 무역흑자국의 수출경쟁력의 본질은 수출기업의 효율성이 아닌 가계소비의 억압이 만든 공급과잉의 해외 떠넘기기라는 거지요.
여기서 아이러니는 중국 등 무역흑자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득을 늘리고 내수 소비를 늘리려 복지를 강화하는 게 답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세금을 늘려 복지를 늘리면 저축이 더 줄어들게 되버려 소비가 줄고 무역 불균형은 더 커진다는 거지요. 복지를 늘리는 것도 세금을 올리는게 아니라 국가가 가지고 있는 자산을 처분해서 복지를 늘릴 때에야 비로서 효과가 있는 대안이 된다는 겁니다.
즉, 진정한 해결책은 국가에서 가계로 부를 이전하는 것이라는거죠. 이건 중국이나 무역흑자국들의 입장에서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선택입니다. 구조적으로 불가능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가 20년이 넘는 동안 전혀 해결되지 않았던 거라는 게 영상의 결론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무엇을 생각해봐야 할까요? 트럼프가 뭘 어떻게 하든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앞으로도 쉽게 줄어들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걸 가정한 다음에 투자 판단을 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확신하는 주장들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을 비롯한 무역흑자국들이 앞으로도 계속 무역흑자를 줄이기 어려울 수 밖에 없는 구조가 여전히 건재한다면 이들 국가의 디플레이션 수출은 앞으로도 강고하게 지속될 수 있을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