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임과 모욕을 당해도 감정을 드러내지 말라

속임수를 알아차렸어도 말로 드러내지 않고

모욕을 당했어도 낯빛을 바꾸지 않는다.

그 속에 무궁한 맛이 있고, 또 무궁한 이익이 있다.

채근담 127편


누군가 나를 속여왔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사람은 이성을 잃어버리기 십상입니다. 내가 감쪽같이 속아넘어가 호구 노릇을 해왔다는 사실, 나를 계속 속여왔던 저 자는 그 동안 얼마나 나를 조롱하고 뭣도 아닌 존재로 무시하고 있었을 까를 상상하면 분노로 머리에 피가 몰리고 심지어는 살의가 치솟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렇게 속임수를 알아차린 그 순간 내가 말로 드러내는 것은 분노와 적개심 뿐으로, 그러한 말과 감정은 종국에 가서는 복수를 향한 다짐이나 심리적으로 자기파괴에 도달하기 쉽습니다. 그 모든 나쁜 연쇄반응의 가장 처음 고리가 다름아닌 “말”입니다. 그래서 말로 드러내지 않고 감정을 죽이며 나 스스로를 관조하며 평상심을 유지해야 합니다.

모욕을 당했을 때에도 마찬가집니다. 그 낯빛을 바꾸지 않고 스스로 평온하며 인내하는 동안 내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천천히 증오심을 새겨가며 살인계획이든 처절한 파멸을 향한 복수극이든 계획하는 나 자신은 아무런 이익도 없이 그저그런 대중의 개성없는 한 편린으로 추락하게 될 뿐입니다.

진짜 복수란 나를 속이고 모욕한 자들의 이름을 종이에 적어 내 책상서랍 속에 넣어두는 것입니다.

그렇게 책상 속에 넣어둔 뒤 자신이 거들지 않아도 세상이 자기 적들을 처치해주는 걸 지켜보며 즐거워하는 것이 진짜 복수이고, 그들을 향한 원한과 증오로 인해 내 마음이 가득차서 내 일상이 무너지고 평정과 긍정적인 마인드가 금이가지 않도록 잘 다독이고 관리하여 내가 성공과 평안을 향하 순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복수이자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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