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풍속을 벗어날 수 있다면(脫俗) 그게 바로 기인이다.
그러나 작심하고 기이한 짓을 즐기는 자는 기인이 아니라 괴인이다.
혼탁함에 섞이지 않으면 고결한 사람이다.
그러나 속세를 끊고 고결하기를 구하는 자는 고결한 사람이 아니라 괴벽한 사람이다.
채근담167편
세상의 풍속에 구애받지 않고 사는 사람은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기인과 괴인,,, 기인은 뜻하는 바와 기상이 범상치 않으며 추구하는 높은 뜻이 있어 세상의 풍속의 허탄함에 함께 휩쓸리지 않는 주관이 있는 사람입니다.
반면 괴인은 그저 풍속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을 추구하며 내가 풍속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을 내세우는 것으로 자기만족을 추구합니다. 그리고 그런 자기만족을 얻으면 그걸로 끝인거죠. 기인과 괴인은 처음부터 추구하는 바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겁니다.
세상의 혼탁함, 더러운 꼴에 휩쓸려 부패한 관행에 연루되지 않으면서도 삶과 관계를 이어나가며 인간의 길을 걷는 사람은 당연히 고결한 사람입니다.
반면 아예 세상의 혼탁함이 아닌 사람들과의 관계 자체에 연을 끊음으로서 고결함을 구하는 자를 세상이 고결한 사람으로 칭송할까요? 탈속하여 세상과 담을 쌓고 수행에 전념하는 수도승들이 추구하며 수행하는 도(道)는 세상을 구하는 도가 아닌 세상과 담을 쌓는 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건 부정할 수 없을것입니다.
결국 “나 자신”이 고결해지고 도덕적으로 우월해지고 싶은 마음, 자기 자신이 높아지고 싶은 마음으로는 진정 풍속에 구애받지 않는 기인도, 고결한 사람도 될 수 없다는 것이죠. 우리의 마음이 나 자신을 향해있어 이기심에 중독되지 않도록 항상 돌아보고 경계해야 합니다.